한국교회, 인문주의에서 답을 찾다[저자 : 배덕만 | 출판사 : 도서출판 대장간/발행일 : 2018-04-03 | 문고판 128p | 978-89-7071-444-8]





































 

헬조선과 개독교 시대에 읽는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의 역사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이벤트가
지나간 자리에 무엇이 남았는가?


시대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고 신자유주의 체제에 깊숙히 관여한 교회는
후퇴와 추락을 반복하며 벼랑 끝에 몰려 있다.
현재 한국 사회의 심각한 논쟁 주제로 떠오른 ‘헬조선’ 현상과
‘개독교’로 표현되는 한국교회를 향한 사회적 비판과 위기를 분석하고,
르네상스 인문주의의 기원과 특징 그리고 영향을 살펴 길을 모색해 본다.
개혁의 대상으로 타락한 한국교회가 소생할 수 있는 길은 ….

모두가 당파적 이익에 몰두하여 진영논리에 함몰되고
지성과 관용 대신 이념과 광기에 사로잡히며
문명이 야만의 썰물에 휩쓸리는 지금이야말로
지성과 윤리의 가치를 단단히 붙잡고
타협과 관용을 토대로 본질과 개혁을 추구해야 한다.
오늘날처럼 모든 것이 극단적이고 혼란스러운 때 효용성보다
본질에 충실한 것이 궁극적 해법이 된다고 정말 믿기 때문이다.


종교의 부패와 타락은 곧 문화의 쇠퇴와 종말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미 한국사회와 문화의 중심부를 장악한 기독교가 본질을 상실하고 일탈할 때, 그것의 부정적 영향은 사회와 문화 전체로 확산될 수밖에 없다. 광속으로 질주하는 자동차의 제동장치가 망가질 때처럼, 종교의 부패와 타락은 사회와 문화의 마지막 희망이 사라지면서 비극적 파국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개독교 현상은 단순히 기독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 나라 이 시대의 치명적 문제다.
종교개혁 500주년이 지나갔다. 이 역사적인 해를 맞기 위해 수많은 학술대회와 각종 기념행사,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서적과 연구물의 출판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하지만 이 뜻깊은 해를 보낸 한국교회의 현실은 안타깝고 암울하다. 부패한 가톨릭의 개혁을 천명하며 시작된 종교개혁,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설립된 한국교회가 현재 수많은 문제에 휩싸이며 선교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청년들 내부에서 이 나라를 ‘헬조선’이라고 칭하며 절망과 분노의 목소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정작 한국교회는 이런 사회적 현상에 대해 별다른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교회를 향해서도 ‘개독교’란 세상의 욕설이 난무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별다른 대응전략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사회가 점점 살기 어려운 곳으로 퇴보하는 상황에서 내적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는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내려놓은 지 이미 오래다.

이 같은 한국교회의 상황은 500년 전 종교개혁 전야의 유럽교회와 여러 모로 닮았다. 지리상의 발견과 르네상스를 통해 유럽은 중세에서 근대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가톨릭교회는 기존의 관습을 고집함으로써 급변하는 시대에 적절히 적응하지 못했다. 민족국가의 출현, 오스만터키의 침략, 흑사병과 장원제의 모순, 중상주의의 발흥 등으로 유럽에는 불안감이 만연하고 위기의식이 고조되었지만, 정작 세상을 구해야 하는 교회는 권력투쟁, 성직매매, 유물숭배, 성지순례, 성인숭배 같은 비성경적 관행에 중독되어 스스로 붕괴되고 있었다.

그런데 현재 한국교회에도 비슷한 증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신냉전과 북핵문제로 한반도 주변정세와 국내정치는 불안과 불확실 속에서 요동치고, 신자유주의 체제 속에서 서민들의 삶은 하루가 다르게 피폐해지고 있지만, 교회는 더 심각한 내적 모순과 스캔들에 휩싸여서 생존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20세기의 전환기에 위기에 처한 민족에게 희망의 등불이었던 교회는 21세기와 함께 후퇴와 추락을 반복하면서 벼랑 끝에 몰려 있다. 개혁의 주체에서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한 것이다. 극적인 방향전환이 없다면 한국교회의 내일은 지극히 암담하다.

이런 한국 사회와 교회의 현실 앞에서, 우리는 종교개혁의 출현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던 르네상스 인문주의의 역할과 배경에 주목하게 된다. ‘헬조선’과 ‘개독교’로 퇴화하고 있는 한국 사회와 교회를 향한 역사적 교훈을 르네상스 인문주의에서 발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면서 말이다. 물론 르네상스 인문주의가 종교개혁의 유일한 배경도 아니며, 종교개혁 시대와 현재 사이에는 500년의 시대적 간극이 존재하고 있음도 인정한다. 인문주의가 한국 사회와 교회를 위한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는 것도 안다. 그럼에도 종교개혁 500주년을 보내며 르네상스 인문주의와 현재 한국 사회와 교회의 상관관계를 검토해보는 것은 교회사적 차원에서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믿는다. 그만큼 종교개혁 전야와 현재 한국교회의 현실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먼저 현재 한국 사회의 심각한 논쟁의 주제로 떠오른 ‘헬조선’ 현상과 ‘개독교’로 표현되는 한국교회를 향한 사회적 비판과 위기를 분석하고, 르네상스 인문주의의 기원과 특징 그리고 영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르네상스 인문주의와 종교개혁의 연결고리가 된 기독교 인문주의 특히, 대표적 인물인 에라스무스도 주목해 보자. 그렇게 종교개혁 속에 스며든 인문주의의 자취를 추적해나가면서, 세속화와 개혁의 대상으로 타락한 한국교회가 소생할 수 있는 길을 발견할 수 있으면 좋겠다.

2018년 2월
배덕만
들어가는 글 /
1부 헬조선’과 ‘개독교’
제1장ㆍ헬조선 /
제2장ㆍ개독교 /
2부 르네상스 인문주의와 종교개혁
제1장ㆍ르네상스 /
제2장ㆍ르네상스 인문주의 /
제3장ㆍ기독교 인문주의 /
3부 에라스무스, 기독교 인문주의의 상징
제1장ㆍ에라스무스는 누구인가 /
제2장ㆍ에라스무스의 사상 /
제3장ㆍ왜 우리는 그를 기억해야 하는가? /
4부 기독교 인문주의와 종교개혁
제1장ㆍ에라스무스와 루터 사이에서 /
제2장ㆍ종교개혁자들 안에서 인문주의 /
제3장ㆍ종교개혁과 대학개혁, 그리고 인문주의 /
제4장ㆍ종교개혁 이후 /
5부 기독교 인문주의와 한국교회
제1장ㆍ‘헬조선’을 향해 인간의 가치를 선포하라 /
제2장ㆍ근원으로, 성경으로 돌아가라 /
제3장ㆍ단절된 세상과 소통하라 /
제4장ㆍ신학자여, 저항하는 지식인으로 발언하라 /

나가는 글 /
배덕만
저자는 서울대학교 종교학과와 서울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M. Div.)을 졸업하고 Yale Divinity School (S.T.M)과 Drew University (M. Phil., Ph. D.)에서 수학했다. 현재는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전임연구위원으로 백향나무교회의 담임으로 행복한 목회를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FM기도』(요단), 『미국기독교우파의 정치운동』(넷북스), 『한국개신교근본주의』(대장간), 『세상을 바꾸는 도전』(대장간), 『성령을 받으라』(대장간), 『소명』(대장간) , 『교회사의 숲』(대장간) 등이,
번역한 책으로는 『급진적 기독교』(베리 칼렌, 대장간), 『기독교 정치학』(존 레데콥, 대장간), 『레드레터 크리스천』(토니 캠폴로, 대장간), 『기독교는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키는가 』(제임스헌터, 새물결플러스), 『초기 기독교 사상의 정신』(로버트 윌켄, 복있는 사람), 『그리스도인이 세상을 바꾸는 7가지 방법』(짐 윌리스, 살림출판사), 『3천년 기독교 역사2』(디아메이드 맥클로흐, CLC), 『미국의 종교』(윈스롭 허드슨, 존 코리건, 성광문화사), 『다시보는 복음주의 유산』(도널드 데이튼, 요단), 『영성생활』(이블린 언던힐, 누멘), 『지성의 회심』(켈리 먼로 컬버그 편, 새물결플러스),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주의』(이블린 언더힐, 누멘), 『성령의 열매』(이블린 언더힐, 누멘) 등이 있으며, 활발한 강연과 글쓰기로 한국교회를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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