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성경통독 41일차 [에스더 5-10, 욥기 1-10] 새번역 [Bible in 100 days] 주신 분도 주님이시요, ...
에스더기 5
에스더가 왕과 하만을 잔치에 초대하다
1금식한 지 사흘째 되는 날에, 에스더는 왕후의 예복을 입고, 대궐 안뜰로 들어가서, 대궐을 마주 보고 섰다. 그 때에 왕은 어전 안의 왕좌에서 문 쪽을 바라보고 앉아 있었다. 2왕이, 에스더 왕후가 뜰에 서 있는 것을 사랑스러운 마음으로 바라보고, 쥐고 있던 금 규를 에스더에게 내밀자, 에스더가 가까이 다가가서, 그 규의 끝에 손을 대었다. 3왕이 그에게 말을 건네었다. “웬 일이오, 에스더 왕후, 무슨 소청이라도 있소? 당신에게라면, 나라의 절반이라도 떼어 주겠소.” 4에스더가 말하였다. “임금님께서 허락하시면, 내가 오늘 잔치를 차리고, 임금님을 모시고 싶습니다. 하만과 함께 오시면 좋겠습니다.” 5왕은 곧 명령을 내렸다. “에스더의 말대로 하겠다. 곧 하만을 들라 하여라.” 왕과 하만은 에스더가 베푼 잔치에 갔다. 6함께 술을 마시다가, 왕은 또다시 에스더에게 물었다. “당신의 간청이 무엇이오? 내가 들어주겠소. 당신의 소청이면, 나라의 절반이라도 떼어 주겠소.” 7에스더가 대답하였다. “내가 드릴 간구와 소청은 별 것이 아닙니다. 8내가 임금님께 은혜를 입게 되어 임금님께서 기꺼이 나의 간청을 들어주시고, 나의 소청을 받아 주시겠다면, 나는 내일도 잔치를 차리고, 두 분을 모시고 싶습니다. 임금님께서는 하만과 함께 오시기 바랍니다. 그 때에, 임금님의 분부대로 나의 소원을 임금님께 아뢰겠습니다.”
하만의 음모
9그 날 하만은 마음이 흐뭇하여, 아주 즐거운 기분으로 대궐을 나섰다. 대궐 문을 지나는데, 거기에서 문을 지키고 있는 모르드개는 일어나지도 않고, 인사도 하지 않았다. 그것을 보고서, 하만은 그만 화가 잔뜩 치밀어 올랐지만, 10꾹 참고 집으로 돌아갔다. 하만은 친구들과 자기 아내 세레스를 불러 놓고, 11자기는 재산도 많고, 아들도 많으며, 왕이 여러 모로 자기를 영화롭게 하여 주고, 자기를 다른 대신들이나 신하들보다 더 높은 벼슬자리에 앉혔다면서, 그들 앞에서 자랑하였다. 12하만은 덧붙여서 말하였다. “그것뿐인 줄 아는가? 에스더 왕후께서 차린 잔치에 임금님과 함께 초대받은 사람은 나 하나밖에 없다네. 왕후께서는 내일도 임금님과 함께 오라고 나를 초대하셨다네. 13그러나 대궐 문에서 근무하는 모르드개라는 유다 녀석만 보면, 이런 모든 것이 나에게 하나도 만족스럽지 않네.” 14그의 아내 세레스와 친구들이 하나같이 하만에게 말하였다. “높이 쉰 자짜리 장대를 세우고 내일 아침에, 그자를 거기에 달도록 임금님께 말씀을 드리십시오. 그런 다음에, 임금님을 모시고 잔치에 가서 즐기십시오.” 하만은 그것이 참 좋은 생각이라고 여기고, 곧 장대를 세우도록 하였다.
에스더기 6
왕이 모르드개를 높이다
1그 날 밤, 왕은 잠이 오지 않아서 자기의 통치를 기록한 궁중실록을 가지고 오라고 하고, 자기 앞에서 소리를 내어 읽게 하였다. 2실록에는, 대궐 문을 지키던 왕의 두 내시 빅다나와 데레스가 아하수에로 왕을 죽이려고 한 음모를, 모르드개가 알고서 고발하였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었다. 3왕이 물었다. “이런 일을 한 모르드개에게 나라에서는 어떻게 대우하였으며, 어떤 상을 내렸느냐?” 그 곳에 있던 시종들이 대답하였다. “나라에서는 그에게 아무런 상도 내리지 않았습니다.” 4왕이 다시 물었다. “궁궐 뜰에 누가 있느냐?” 마침 그 때에 하만이 왕에게 자기 집에 세운 장대에 모르드개를 달아 죽일 수 있도록 허락을 받으려고, 궁전 바깥 뜰에 와 있었다. 5시종들은 하만이 뜰에 대령하고 있다고 대답하였다. 왕이 명령하였다. “들라고 일러라.” 6하만이 안으로 들어오니, 왕이 그에게 물었다. “내가 특별히 대우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그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말하여 보시오.” 하만은 왕이 특별히 대우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자기 말고 또 누가 있으랴 싶어서, 7왕에게 이렇게 건의하였다. “임금님께서 높이고 싶은 사람이 있으시면, 8먼저 임금님께서 입으시는 옷과 임금님께서 타시는 말을 내어 오게 하시고, 그 말의 머리를 관으로 꾸미게 하신 뒤에, 9그 옷과 말을 왕의 대신 가운데 가장 높은 이의 손에 맡기셔서, 임금님께서 높이시려는 그 사람에게 그 옷을 입히시고, 그 사람을 말에 태워서, 성 안 거리로 지나가게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말을 모는 신하에게는 ‘임금님께서는, 높이고 싶어하시는 사람에게 이렇게까지 대우하신다!’ 하고 외치게 하심이 좋을 듯 합니다.” 10왕이 하만에게 명령하였다. “곧 그대로 하시오. 대궐 문에서 근무하는 유다 사람 모르드개에게 내 옷과 말을 가지고 가서, 경이 말한 대로 하여 주시오. 경이 말한 것들 가운데서, 하나도 빠뜨리지 말고 그대로 하도록 하시오.”
11 하만이 왕의 옷과 말을 가지고 가서 모르드개에게 옷을 입히고, 또 그를 말에 태워 성 안 거리로 데리고 나가서 “임금님께서는, 높이고 싶어하시는 사람에게 이렇게까지 대우하신다!” 하며 외치고 다녔다. 12그런 다음에, 모르드개는 대궐 문으로 돌아왔고, 하만은 근심이 가득한 얼굴을 하고서 달아나듯이 자기 집으로 가버렸다. 13하만은 아내 세레스와 모든 친구에게, 자기가 방금 겪은 일을 자세하게 이야기하였다. 그의 슬기로운 친구들과 아내 세레스가 그에게 말하였다. “당신이 유다 사람 모르드개 앞에서 무릎을 꿇었으니, 이제 그에게 맞설 수 없소. 당신은 틀림없이 망할 것이오.”
하만의 몰락
14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내시들이 와서, 에스더가 차린 잔치에 하만을 급히 데리고 갔다.
에스더기 7
1왕과 하만은 에스더 왕후가 차린 잔치에 함께 갔다. 2둘째 날에도 술을 마시면서 왕이 물었다. “에스더 왕후, 당신의 간청이 무엇이오? 내가 다 들어주겠소. 당신의 소청이 무엇이오? 나라의 절반이라도 떼어 주겠소.” 3에스더 왕후가 대답하였다. “임금님, 내가 임금님께 은혜를 입었고, 임금님께서 나를 어여삐 여기시면, 나의 목숨을 살려 주십시오. 이것이 나의 간청입니다. 나의 겨레를 살려 주십시오. 이것이 나의 소청입니다. 4나와 내 겨레가 팔려서, 망하게 되었습니다. 살육당하게 되었습니다. 다 죽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남종이나 여종으로 팔려 가기만 하여도, 내가 이런 말씀을 드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만한 일로 임금님께 걱정을 끼쳐 드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5아하수에로 왕이 에스더 왕후에게 물었다. “그자가 누구요? 감히 그런 일을 하려고 마음을 먹고 있는 자가 어디에 있는 누구인지 밝히시오.” 6에스더가 대답하였다. “그 대적, 그 원수는 바로 이 흉악한 하만입니다.” 에스더의 대답이 떨어지자마자, 하만은 왕과 왕후 앞에서 사색이 되었다. 7화가 머리 끝까지 오른 왕은 술잔을 내려놓고서, 자리에서 일어나 왕궁 안뜰로 나갔다. 하만은 왕이 자기에게 벌을 내리기로 마음 먹은 것을 알고서, 그 자리에 남아서, 에스더 왕후에게 목숨만 살려 달라고 애걸하였다. 8왕이 안뜰에서 술자리로 돌아와 보니, 하만이 에스더가 눕는 침상에 엎드려 있었다. 이것을 본 왕은 “내가 집안에 왕후와 함께 있는데도, 저 놈이 왕후를 범하려고 하는구나!” 하고 소리 쳤다. 왕의 입에서 이 말이 떨어지자마자, 내시들이 달려들어서, 하만의 얼굴을 가렸다. 9그 때에 왕을 모시는 내시들 가운데 한 사람인 하르보나가 말하였다. “하만이 자기 집에 높이 쉰 자짜리 장대를 세워 놓았습니다. 그것은 임금님을 해치려는 자들을 제때에 고발한 모르드개를 매달아 죽이려고 세운 것입니다.” 그 때에 왕이 명령을 내렸다. “하만을 거기에 매달아라!” 10사람들은, 하만이 모르드개를 매달려고 세운 바로 그 장대에 하만을 매달았다. 그런 다음에야, 비로소 왕의 분노가 가라앉았다.
에스더기 8
유다 사람에게 살 길이 열리다
1 아하수에로 왕은 그 날로 유다 사람의 원수 하만의 재산을 에스더 왕후에게 주었다. 에스더가 모르드개와의 관계를 밝혔으므로, 모르드개는 왕 앞에 나아갈 수 있었다. 2왕은 하만에게서 되찾은 자기의 인장 반지를 빼서 모르드개에게 맡겼다. 에스더는, 하만에게서 빼앗은 재산을 모르드개가 맡아 보게 하였다. 3에스더는 또다시 왕의 발 앞에 엎드려 울면서 간청하였다. 아각 사람 하만이 유다 사람을 치려고 꾸민 악한 음모를 막아 달라고 애원하였다. 4왕이 금 규를 에스더에게 내밀자, 에스더가 일어나 왕 앞에 서서 말하였다. 5“내가 임금님께 은혜를 입었고, 임금님께서 나를 귀엽게 보시고, 내 말이 임금님께서 들으시기에 옳다고 생각하시면, 임금님께서 나를 사랑스럽게 생각하시면, 아각 자손 함므다다의 아들 하만이, 임금님의 나라 여러 지방에 사는 유다 사람을 다 없애려고, 흉계를 꾸며 쓴 여러 문서가 무효가 되도록 조서를 내려 주십시오. 6나의 겨레가 화를 당하는 것을, 내가 어찌 나의 눈으로 볼 수 있겠으며, 나의 가족이 망하는 것을 어찌 눈뜨고 볼 수 있겠습니까?” 7아하수에로 왕이 에스더 왕후와 유다 사람 모르드개에게 대답하였다. “하만이 유다 사람을 죽이려 하였기에, 나는 그를 장대에 매달아 죽이도록 하였소. 또한 하만의 재산을 빼앗아서 에스더 왕후에게 주었소. 8이제, 유다 사람들을 살려야 하니, 왕의 이름으로 당신네들에게 유리한 내용으로 조서를 하나 더 만들고, 그 조서에 왕의 인장 반지로 도장을 찍으시오. 내 이름으로 만들고, 내 인장 반지로 도장을 찍은 조서는, 아무도 취소하지 못하오.”
9곧바로 왕의 서기관들이 소집되었다. 때는 셋째 달인 시완월 이십삼일이었다. 서기관들은 모르드개가 불러 주는 대로 조서를 만들어서, 인도에서부터 에티오피아에 이르기까지, 백스물일곱 지방에 있는 유다 사람들과 대신들과 총독들과 각 지방 귀족들에게 보냈다. 조서는 각 지방의 글과 각 민족의 말로 썼으며, 유다 사람들의 글과 말로도 조서를 만들어서 보냈다. 10모르드개는 아하수에로 왕의 이름으로 조서를 작성하고, 거기에 왕의 인장 반지로 도장을 찍었다. 그렇게 한 다음에, 보발꾼들을 시켜서, 그 조서를 급히 보냈다. 보발꾼들이 타고 갈 말은 왕궁에서 기른 것으로써, 왕의 심부름에 쓰는 날랜 말들이었다. 11왕의 조서 내용은, 각 성에 사는 유다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목숨을 지킬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어느 성읍에서든지, 다른 민족들이 유다 사람들을 공격하면, 거기에 맞서서, 공격하여 오는 자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자식과 아내까지도 모두 죽이고 도륙하고 진멸하고, 재산까지 빼앗을 수 있게 한 것이었다. 12그러나 아하수에로 왕이 다스리는 모든 지방에서, 유다 사람들이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날은, 열두째 달인 아달월 십삼일 하루 동안으로 규정하였다. 13각 지방에서는 그 조서를 법령으로 공포하여 각 민족에게 알리고, 유다 사람들이 대적들에게 원수 갚을 날을 미리 준비하게 하였다. 14왕의 명령은 이처럼 빨리 전달되어야 하는 것이었으므로, 보발꾼들은 왕의 심부름에 쓰는 날랜 말을 타고 급히 떠났다. 도성 수산에도 조서가 나붙었다.
15 모르드개는 보라색과 흰색으로 된 궁중 예복을 입고, 큰 금관을 쓰고, 고운 모시로 짠 붉은 겉옷을 입고 어전에서 물러 나왔다. 수산 성에서는 즐거운 잔치가 벌어졌다. 16유다 사람들에게는 서광이 비치는, 기쁘고 즐겁고 자랑스러운 날이었다. 17지방마다 성읍마다, 왕이 내린 명령과 조서가 전달된 곳에서는 어디에서나, 그 곳에 사는 유다 사람들이 잔치를 벌였다. 그들은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그 날을 축제의 날로 삼았다. 그 땅에 사는 다른 민족들 가운데서 많은 사람들이 유다 사람들을 두려워하므로, 유다 사람이 되기도 하였다.
에스더기 9
유다 사람이 원수들을 죽이다
1열두째 달인 아달월 십삼일, 드디어 왕이 내린 명령과 조서대로 시행하는 날이 되었다. 이 날은, 본래 유다 사람의 원수들이 유다 사람을 없애려고 한 날인데, 오히려 유다 사람이 자기들을 미워하는 자들을 없애는 날로 바뀌었다. 2아하수에로 왕이 다스리는 모든 지방의 각 성읍에 사는 유다 사람들은, 성읍별로 모여서, 자기들을 해치려고 한 자들을 공격하였다. 모든 민족이 그들을 두려워하였으므로, 아무도 막을 수 없었다. 3각 지방의 대신들과 제후들과 총독들과 왕의 행정관리들은, 모르드개가 무서워서도 유다 사람들을 도왔다. 4당시 모르드개는, 왕궁에서 실권을 잡고 있었고, 그의 세력은 날로 더하여 갔으며, 그의 명성은 전국 방방곡곡에 퍼졌다.
5 유다 사람들은 그들의 원수를 다 칼로 쳐 죽여 없앴으며, 자기들을 미워하는 자들에게, 하고 싶은 대로 다 하였다. 6유다 사람들은 도성 수산에서만도 그런 자들을 오백 명이나 처형하였다. 7바산다다와 달본과 아스바다와 8보라다와 아달리야와 아리다다와 9바마스다와 아리새와 아리대와 왜사다와 10곧 유다 사람의 원수요 함므다다의 아들인 하만의 열 아들도 죽였다. 유다 사람들은 그들을 죽이기는 하였지만, 그들의 재산은 빼앗지 않았다.
11도성 수산에서 죽은 사람의 수는 그 날로 왕에게 보고되었다. 12왕이 에스더 왕후에게 말하였다. “유다 사람들은 도성 수산에서만도 그들의 원수를 오백 명이나 죽였고, 하만의 열 아들도 다 죽였소. 그러니 나머지 다른 지방에서야 오죽하였겠소? 이제 당신의 남은 소청이 무엇이오? 내가 그대로 들어주리다. 당신의 요구가 또 무엇이오? 당신이 바라는 대로 하여 주겠소.” 13에스더가 대답하였다. “임금님께서만 좋으시다면, 수산에 있는 유다 사람들이 내일도 오늘처럼 이 조서대로 시행하도록 하여 주십시오. 그리고 하만의 열 아들의 주검은 장대에 매달아 주십시오.” 14왕은 그렇게 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수산에는 조서가 내렸고, 하만의 열 아들의 주검은 장대에 매달렸다. 15수산의 유다 사람들은 아달월 십사일에 한 곳에 모여서, 수산에서만도 삼백 명을 죽였으나, 역시 재산은 빼앗지 않았다.
16그러는 동안에, 왕이 다스리는 각 지방에 있는 나머지 유다 사람들도, 지방별로 함께 모여서 조직을 정비하고, 자체 방어에 들어갔다. 그들은 원수들을 무려 칠만 오천 명이나 죽였으나, 역시 재산은 빼앗지 않았다. 17이 일이 일어난 것은 아달월 십삼일이었다. 십사일에는 쉬면서, 그 날을, 잔치를 하면서 기뻐하는 날로 삼았다. 18그러나 수산에 사는 유다 사람들은, 십삼일과 십사일에 모여 일을 벌였으므로, 십오일에는 쉬면서, 그 날을 잔치를 하면서 기뻐하는 날로 삼았다. 19성벽이 없는 여러 마을에 사는 유다 사람들이 아달월 십사일을 명절로 정하고, 즐겁게 잔치를 벌이면서, 서로 음식을 나누어 먹은 까닭도 바로 이것이다.
부림절
20 모르드개는 이 모든 사건을 다 기록하여 두었다. 그는 또, 멀든지 가깝든지, 아하수에로 왕이 다스리는 모든 지방에 사는 유다 사람들에게 글을 보내서, 21해마다 아달월 십사일과 십오일을 명절로 지키도록 지시하였다. 22그 날에 유다 사람이 원수들의 손에서 벗어났으며, 그 날에 유다 사람의 슬픔이 기쁨으로 바뀌었고, 초상날이 잔칫날로 바뀌었으므로, 모르드개는 그 이틀 동안을, 잔치를 벌이면서 기뻐하는 명절로 정하고, 서로 음식을 나누어 먹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선물을 주는 날로 지키도록 지시하였다. 23그래서 유다 사람들은, 모르드개가 그들에게 글로 써서 지시한 대로, 자기들이 시작한 그 명절을 해마다 지켰다.
24 유다 사람의 원수 아각의 자손 함므다다의 아들 하만은, 유다 사람들을 죽여 없애려고, 주사위의 일종인 부르를 던져서, 유다 사람들을 다 없앨 날을 받았으나, 25에스더가 그 음모를 왕 앞에 말하니, 왕은 하만이 유다 사람을 해치려고 꾸민 악한 흉계가 하만 자신에게 돌아가도록 하고, 하만뿐만 아니라 그의 모든 아들까지도 장대에 매달도록, 글로 써서 조서를 내렸다. 26그래서 주사위의 일종인 부르라는 말을 따라, 이 두 날을 불러서 부림이라고 하였다. 이 모든 사건은, 유다 사람 스스로가 직접 보고 겪은 것이며, 모르드개의 글에도 적혀 있는 것이다. 27그래서 그들은 이 두 날을, 그들과 자손과 그들에게 귀화하는 모든 사람이, 해마다 정해진 때에, 글에 적혀 있는 대로, 반드시 지켜야 하는 명절로 삼았다. 28이 두 날은, 유다 사람이면, 어느 지방 어느 성읍에 살든지, 모든 집안마다 대대로 기억하고 지켜야 하는 날이다. 이틀 동안 계속되는 부림절은 유다 사람들로서는 거를 수 없는 명절이 되고, 자손에게도 잊어서는 안 되는 날이 되었다.
29 아비하일의 딸 에스더 왕후는, 유다 사람 모르드개와 함께, 전권을 가지고 두 번째로 편지를 써서, 부림절을 확정하였다. 30위로와 격려의 말이 담긴 그 편지는, 아하수에로 왕국 백스물일곱 지방에 사는 모든 유다 사람들에게 발송되었다. 31이 편지는 이틀 동안 계속되는 부림절을 확정짓는 것이다. 이것은 유다 사람 모르드개와 에스더 왕후가 지시한 것일 뿐만 아니라, 유다 사람들 스스로도 기꺼이 부림절을 명절로 확정하고, 그 자손들도 그 때가 되면, 금식하며, 슬피 울면서 지키도록 하였다. 32부림절에 관한 규정은, 에스더의 명령으로 이렇게 확정되고, 그것은 글로 기록되었다.
에스더기 10
왕과 모르드개가 칭송을 받다
1 아하수에로 왕은, 본토뿐 아니라, 바다 건너 여러 섬에도 조공을 바치라고 명령하였다. 2그가 그 막강한 힘과 권력을 가지고 이룬 모든 업적과, 모르드개에게 높은 벼슬을 주어서 영화롭게 한 모든 내용이, 메대와 페르시아의 왕조실록에 기록되어서 전하여 온다. 3유다 사람 모르드개는 아하수에로 왕 다음으로 실권이 있었다. 그는 유다 사람들 사이에서 존경을 받았다. 특히 자기 백성이 잘 되도록 꾀하였고, 유다 사람들이 안전하게 살도록 애썼으므로, 같은 겨레인 유다 사람은 모두 그를 좋아하였다.
욥기 1
사탄이 욥을 시험하다
1 우스라는 곳에 욥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흠이 없고 정직하였으며,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을 멀리하는 사람이었다. 2그에게는 아들 일곱과 딸 셋이 있고, 3양이 칠천 마리, 낙타가 삼천 마리, 겨릿소가 오백 쌍, 암나귀가 오백 마리나 있고, 종도 아주 많이 있었다. 그는 동방에서 으뜸가는 부자였다.
4그의 아들들은 저마다 생일이 되면, 돌아가면서 저희 집에서 잔치를 베풀고, 세 누이들도 오라고 해서 함께 음식을 먹곤 하였다. 5잔치가 끝난 다음날이면, 욥은 으레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자식들을 생각하면서, 그들을 깨끗하게 하려고, 자식의 수대로 일일이 번제를 드렸다. 자식 가운데서 어느 하나라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라도 하나님을 저주하고 죄를 지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여, 잔치가 끝나고 난 뒤에는 늘 그렇게 하였다. 욥은 모든 일에 늘 이렇게 신중하였다.
6하루는 하나님의 아들들이 와서 주님 앞에 섰는데, 사탄도 그들과 함께 서 있었다. 7주님께서 사탄에게 “어디를 갔다가 오는 길이냐?” 하고 물으셨다. 사탄은 주님께 “땅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오는 길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8주님께서 사탄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내 종 욥을 잘 살펴 보았느냐? 이 세상에는 그 사람만큼 흠이 없고 정직한 사람, 그렇게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을 멀리하는 사람은 없다.”
9그러자 사탄이 주님께 아뢰었다. “욥이,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없이 하나님을 경외하겠습니까? 10주님께서, 그와 그의 집과 그가 가진 모든 것을 울타리로 감싸 주시고, 그가 하는 일이면 무엇에나 복을 주셔서, 그의 소유를 온 땅에 넘치게 하지 않으셨습니까? 11이제라도 주님께서 손을 드셔서, 그가 가진 모든 것을 치시면, 그는 주님 앞에서 주님을 저주할 것입니다.”
12주님께서 사탄에게 말씀하셨다. “그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네게 맡겨 보겠다. 다만, 그의 몸에는 손을 대지 말아라!” 그 때에 사탄이 주님 앞에서 물러갔다.
욥이 자녀와 재산을 잃다
13하루는, 욥의 아들과 딸들이 맏아들의 집에서 음식을 먹으며, 포도주를 마시고 있는데, 14일꾼 하나가 욥에게 달려와서, 다급하게 말하였다. “우리가 소를 몰아 밭을 갈고, 나귀들은 그 근처에서 풀을 뜯고 있는데, 15스바 사람들이 갑자기 들이닥쳐, 가축들을 빼앗아 가고, 종들을 칼로 쳐서 죽였습니다. 저 혼자만 겨우 살아 남아서, 주인 어른께 이렇게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16이 일꾼이 아직 말을 다 마치지도 않았는데, 또 다른 사람이 달려와서 말하였다. “하늘에서 하나님의 불이 떨어져서, 양 떼와 목동들을 살라 버렸습니다. 저 혼자만 겨우 살아 남아서, 주인 어른께 이렇게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17이 사람도 아직 말을 다 마치지 않았는데, 또 다른 사람이 달려와서 말하였다. “갈대아 사람 세 무리가 갑자기 낙타 떼에게 달려들어서 모두 끌어가고, 종들을 칼로 쳐서 죽였습니다. 저 혼자만 겨우 살아 남아서, 주인 어른께 이렇게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18이 사람도 아직 말을 다 마치지 않았는데, 또 다른 사람이 달려와서 말하였다. “주인 어른의 아드님과 따님들이 큰 아드님 댁에서 한창 음식을 먹으며, 포도주를 마시는데, 19갑자기 광야에서 강풍이 불어와서, 그 집 네 모퉁이를 내리쳤고, 집이 무너졌습니다. 그 때에 젊은 사람들이 그 속에 깔려서, 모두 죽었습니다. 저 혼자만 겨우 살아 남아서, 주인 어른께 이렇게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20이 때에 욥은 일어나 슬퍼하며 겉옷을 찢고 머리털을 민 다음에, 머리를 땅에 대고 엎드려 경배하면서, 21이렇게 말하였다.
“모태에서 빈 손으로 태어났으니,
죽을 때에도
빈 손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주신 분도 주님이시요,
가져 가신 분도 주님이시니,
주님의 이름을 찬양할 뿐입니다.”
22이렇게 욥은, 이 모든 어려움을 당하고서도 죄를 짓지 않았으며, 어리석게 하나님을 원망하지도 않았다.
욥기 2
사탄이 다시 욥을 시험하다
1하루는 하나님의 아들들이 와서 주님 앞에 서고, 사탄도 그들과 함께 주님 앞에 섰다. 2주님께서 사탄에게 “어디를 갔다가 오는 길이냐?” 하고 물으셨다. 사탄은 주님께 “땅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오는 길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3주님께서 사탄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내 종 욥을 잘 살펴 보았느냐? 이 세상에 그 사람만큼 흠이 없고 정직한 사람, 그렇게 하나님을 경외하고 악을 멀리하는 사람이 없다. 네가 나를 부추겨서, 공연히 그를 해치려고 하였지만, 그는 여전히 자기의 온전함을 굳게 지키고 있지 않느냐?”
4 사탄이 주님께 아뢰었다. “가죽은 가죽으로 대신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자기 생명을 지키는 일이면,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버립니다. 5이제라도 주님께서 손을 들어서 그의 뼈와 살을 치시면, 그는 당장 주님 앞에서 주님을 저주하고 말 것입니다!”
6주님께서 사탄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그를 너에게 맡겨 보겠다. 그러나 그의 생명만은 건드리지 말아라!”
7 사탄은 주님 앞에서 물러나 곧 욥을 쳐서, 발바닥에서부터 정수리에까지 악성 종기가 나서 고생하게 하였다. 8그래서 욥은 잿더미에 앉아서, 옹기 조각을 가지고 자기 몸을 긁고 있었다. 9그러자 아내가 그에게 말하였다. “이래도 당신은 여전히 신실함을 지킬 겁니까? 차라리 하나님을 저주하고서 죽는 것이 낫겠습니다.”
10그러나 욥은 그에게 이렇게 대답하였다. “당신까지도 어리석은 여자들처럼 말하는구려. 우리가 누리는 복도 하나님께로부터 받았는데, 어찌 재앙이라고 해서 못 받는다 하겠소?” 이렇게 하여, 욥은 이 모든 어려움을 당하고서도, 말로 죄를 짓지 않았다.
친구들이 욥을 찾아오다
11그 때에 욥의 친구 세 사람, 곧 데만 사람 엘리바스와 수아 사람 빌닷과 나아마 사람 소발은, 욥이 이 모든 재앙을 만나서 고생한다는 소식을 듣고, 욥을 달래고 위로하려고, 저마다 집을 떠나서 욥에게로 왔다. 12그들이 멀리서 욥을 보았으나, 그가 욥인 줄 알지 못하였다. 그들은 한참 뒤에야 그가 바로 욥인 줄을 알고, 슬픔을 못 이겨 소리 내어 울면서 겉옷을 찢고, 또 공중에 티끌을 날려서 머리에 뒤집어썼다. 13그들은 밤낮 이레 동안을 욥과 함께 땅바닥에 앉아 있으면서도, 욥이 겪는 고통이 너무도 처참하여, 입을 열어 한 마디 말도 할 수 없었다.
욥기 3
욥이 하나님께 불평하다
1드디어 욥이 말문을 열고, 자기 생일을 저주하면서 2울부짖었다.
3내가 태어나던 날이
차라리 사라져 버렸더라면,
‘남자 아이를 배었다’고
좋아하던 그 밤도
망해 버렸더라면,
4그 날이 어둠에 덮여서,
높은 곳에 계신 하나님께서도
그 날을 기억하지 못하셨더라면,
아예 그 날이 밝지도 않았더라면,
5어둠과 사망의 그늘이
그 날을 제 것이라 하여,
검은 구름이 그 날을 덮었더라면,
낮을 어둠으로 덮어서,
그 날을 공포 속에 몰아넣었더라면,
6그 밤도 흑암에 사로잡혔더라면,
그 밤이 아예
날 수와 달 수에도 들지 않았더라면,
7아, 그 밤이
아무도 잉태하지 못하는
밤이었더라면,
아무도 기쁨의 소리를 낼 수 없는
밤이었더라면,
8주문을 외워서
바다를 저주하는 자들이,
리워야단도 길들일 수 있는
마력을 가진 자들이,
그 날을 저주하였더라면,
9그 밤에는 새벽 별들도 빛을 잃어서,
날이 밝기를 기다려도 밝지를 않고,
동트는 것도 볼 수 없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10어머니의 태가 열리지 않아,
내가 태어나지 않았어야 하는 건데.
그래서
이 고난을 겪지 않아야 하는 건데!
11어찌하여
내가 모태에서 죽지 않았던가?
어찌하여
어머니 배에서 나오는 그 순간에
숨이 끊어지지 않았던가?
12어찌하여 나를
무릎으로 받았으며,
어찌하여 어머니가 나를
품에 안고 젖을 물렸던가?
13그렇게만 하지 않았더라도,
지금쯤은 내가 편히 누워서
잠들어 쉬고 있을 텐데.
14지금은 폐허가 된 성읍이지만,
한때 그 성읍을 세우던
세상의 왕들과 고관들과 함께
잠들어 있을 텐데.
15금과 은으로 집을 가득 채운
그 통치자들과 함께
잠들어 있을 텐데.
16낙태된 핏덩이처럼,
살아 있지도 않을 텐데.
햇빛도 못 본 핏덩이처럼
되었을 텐데!
17그 곳은
악한 사람들도
더 이상 소란을 피우지 못하고,
삶에 지친 사람들도
쉴 수 있는 곳인데.
18그 곳은
갇힌 사람들도 함께 평화를 누리고,
노예를 부리는 감독관의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곳인데.
19그 곳은
낮은 자와 높은 자의 구별이 없고,
종까지도
주인에게서 자유를 얻는 곳인데!
20어찌하여 하나님은,
고난당하는 자들을 태어나게 하셔서
빛을 보게 하시고,
이렇게 쓰디쓴 인생을
살아가는 자들에게
생명을 주시는가?
21이런 사람들은 죽기를 기다려도
죽음이 찾아와 주지 않는다.
그들은 보물을 찾기보다는
죽기를 더 바라다가
22무덤이라도 찾으면
기뻐서 어쩔 줄 모르는데,
23어찌하여 하나님은
길 잃은 사람을 붙잡아 놓으시고,
사방으로 그 길을 막으시는가?
24밥을 앞에 놓고서도,
나오느니 탄식이요,
신음 소리 그칠 날이 없다.
25마침내
그렇게도 두려워하던 일이
밀어닥치고,
그렇게도 무서워하던 일이
다가오고야 말았다.
26내게는 평화도 없고,
안정도 없고,
안식마저 사라지고,
두려움만 끝없이 밀려온다!
욥기 4
엘리바스의 첫 번째 발언
1 데만 사람 엘리바스가 대답하였다.
2누가 네게 말을 걸면
너는 짜증스럽겠지.
말을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참을 수가 없다.
3생각해 보아라.
너도 전에
많은 사람을 가르치기도 하고,
힘없는 자들의 두 팔을
굳세게 붙들어 주기도 했으며,
4쓰러지는 이들을 격려하여
일어나게도 하고,
힘이 빠진 이들의 무릎을
굳게 붙들어 주기도 했다.
5이제 이 일을 정작 네가 당하니까
너는 짜증스러워하고,
이 일이 정작 네게 닥치니까
낙담하는구나!
6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네 믿음이고,
온전한 길을 걷는 것이
네 희망이 아니냐?
7잘 생각해 보아라.
죄 없는 사람이 망한 일이 있더냐?
정직한 사람이 멸망한 일이 있더냐?
8내가 본 대로는,
악을 갈아 재난을 뿌리는 자는
그대로 거두더라.
9모두 하나님의 입김에 쓸려 가고,
그의 콧김에 날려 갈 것들이다.
10사자의 울부짖음도 잠잠해지고,
사나운 사자의 울부짖음도
그치는 날이 있다.
힘센 사자도 이빨이 부러진다.
11사자도, 늙어서 먹이를 잡지 못하면,
어미를 따르던 새끼 사자들이
뿔뿔이 흩어진다.
12한번은 조용한 가운데
어떤 소리가 들려 오는데,
너무도 조용하여 겨우 알아들었다.
13그 소리가 악몽처럼 나를 괴롭혔다.
14두려움과 떨림이 나를 엄습하여,
뼈들이 막 흔들렸다.
15어떤 영이 내 앞을 지나가니,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16영이 멈추어 서기는 했으나
그 모습은 알아볼 수 없고,
형체가 어렴풋이 눈에 들어왔는데,
죽은 듯 조용한 가운데서
나는 이런 소리를 들었다.
17“인간이 하나님보다
의로울 수 있겠으며,
사람이 창조주보다
깨끗할 수 있겠느냐?
18하나님은
하늘에 있는 당신의 종들까지도
믿지 않으시고,
천사들에게마저도
허물이 있다고 하시는데,
19하물며,
흙으로 만든 몸을 입고
티끌로 터를 삼고,
하루살이에게라도 눌려 죽을
사람이겠느냐?
20사람은,
아침에는 살아 있다가도,
저녁이 오기 전에
예고도 없이 죽는 것,
별수 없이 모두들
영원히 망하고 만다.
21생명 줄만 끊기면 사람은 그냥 죽고,
그 줄이 끊기면
지혜를 찾지 못하고 죽어간다.”
욥기 5
1어서 부르짖어 보아라.
네게 응답하는 이가
있겠느냐?
하늘에 있는 거룩한 이들 가운데서,
그 누구에게
하소연을 할 수 있겠느냐?
2미련한 사람은
자기의 분노 때문에 죽고,
어리석은 사람은
자기의 질투 때문에 죽는 법이다.
3어리석은 사람의 뿌리가 뽑히고,
어리석은 자의 집이
순식간에 망하는 것을,
내가 직접 보았다.
4그런 자의 자식들은
도움을 받을 데가 없어서,
재판에서 억울한 일을 당해도,
구해 주는 이가 없었고,
5그런 자들이 거두어들인 것은,
굶주린 사람이 먹어 치운다.
가시나무 밭에서 자란 것까지
먹어 치운다.
목마른 사람이
그의 재산을 삼켜 버린다.
6재앙이 흙에서 일어나는 법도 없고,
고난이 땅에서 솟아나는 법도 없다.
7인간이 고난을 타고 태어나는 것은,
불티가 위로 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8나 같으면 하나님을 찾아서,
내 사정을 하나님께 털어놓겠다.
9그분은
우리가 측량할 수 없는
큰 일을 하시며,
우리가 헤아릴 수 없는
기이한 일을 하신다.
10땅에 비를 내리시며,
밭에 물을 주시는 분이시다.
11낮은 사람을 높이시고,
슬퍼하는 사람에게
구원을 보장해 주시며,
12간교한 사람의 계획을 꺾으시어
그 일을 이루지 못하게 하신다.
13지혜롭다고 하는 자들을
제 꾀에 속게 하시고,
교활한 자들의 꾀를
금방 실패로 돌아가게 하시니,
14대낮에도 어둠을 만날 것이고,
한낮에도 밤중처럼 더듬을 것이다.
15그러나 하나님은 가난한 사람들을
그들의 칼날 같은 입과
억센 손아귀로부터
구출하신다.
16그러니까,
비천한 사람은 희망을 가지지만,
불의한 사람은
스스로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
17하나님께 징계를 받는 사람은,
그래도 복된 사람이다.
그러니 전능하신 분의 훈계를
거절하지 말아라.
18하나님은 찌르기도 하시지만
싸매어 주기도 하시며,
상하게도 하시지만
손수 낫게도 해주신다.
19그는 여섯 가지 환난에서도
너를 구원하여 주시며,
일곱 가지 환난에서도
재앙이 네게 미치지 않게 해주시며,
20기근 가운데서도
너를 굶어 죽지 않게 하시며,
전쟁이 벌어져도
너를 칼에서 구해 주실 것이다.
21너는 혀의 저주를 피할 수 있어,
파멸이 다가와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22약탈과 굶주림쯤은
비웃어 넘길 수 있고,
들짐승을 두려워하지도
않을 것이다.
23너는 들에 흩어진 돌과도
계약을 맺으며,
들짐승과도
평화롭게 지내게 될 것이다.
24그래서 너는
집안이 두루 평안한 것을 볼 것이며,
가축 우리를 두루 살필 때마다
잃은 것이 없는 것을 볼 것이다.
25또 자손도 많이 늘어나서,
땅에 풀같이
많아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26때가 되면,
곡식단이 타작 마당으로 가듯이,
너도 장수를 누리다가
수명이 다 차면,
무덤으로 들어갈 것이다.
27이것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것이니
틀림없는 사실이다.
부디 잘 듣고,
너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명심하기 바란다.
욥기 6
욥의 대답
1 욥이 대답하였다.
2아, 내가 겪은 고난을
모두 저울에 달아 볼 수 있고,
내가 당하는 고통을
모두 저울에 올릴 수 있다면,
3틀림없이,
바다의 모래보다 더 무거울 것이니,
내 말이 거칠었던 것은 이 때문이다.
4 전능하신 분께서
나를 과녁으로 삼고 화살을 쏘시니,
내 영혼이 그 독을 빤다.
하나님이 나를 몰아치셔서
나를 두렵게 하신다.
5풀이 있는데 나귀가 울겠느냐?
꼴이 있는데 소가 울겠느냐?
6싱거운 음식을
양념도 치지 않고 먹을 수 있겠느냐?
달걀 흰자위를
무슨 맛으로 먹겠느냐?
7그런 것들은
생각만 해도 구역질이 난다.
냄새조차도 맡기가 싫다.
8누가 내 소망을 이루어 줄까?
하나님이
내 소원을 이루어 주신다면,
9하나님이 나를 부수시고,
손을 들어 나를 깨뜨려 주시면,
10그것이 오히려 내게 위로가 되고,
이렇게 무자비한 고통 속에서도
그것이 오히려
내게 기쁨이 될 것이다.
나는 거룩하신 분의 말씀을
거역하지 않았다.
11그러나 내게 무슨 기력이 있어서
더 견뎌 내겠으며,
얼마나 더 살겠다고,
더 버텨 내겠는가?
12내 기력이 돌의 기력이라도 되느냐?
내 몸이 놋쇠라도 되느냐?
13나를 도와줄 이도 없지 않으냐?
도움을 구하러 갈 곳도 없지 않으냐?
14내가 전능하신 분을 경외하든 말든,
내가 이러한 절망 속에서
허덕일 때야말로,
친구가 필요한데,
15친구라는 것들은
물이 흐르다가도 마르고
말랐다가도 흐르는
개울처럼 미덥지 못하고,
배신감만 느끼게 하는구나.
16얼음이 녹으면 흙탕물이 흐르고,
눈이 녹으면 물이 넘쳐흐르다가도,
17날이 더워지면 쉬 마르고,
날이 뜨거워지면
흔적조차 없어지고 마는 개울.
18물이 줄기를 따라서
굽이쳐 흐르다가도,
메마른 땅에 이르면 곧
끊어지고 마는 개울.
19 데마의 대상들도 물을 찾으려 했고,
스바의 행인들도
그 개울에 희망을 걸었지만,
20그들이 거기에 이르러서는
실망하고 말았다.
그 개울에 물이 흐를 것이라는
기대를 했던 것을
오히려 부끄러워하였다.
21너희가 이 개울과 무엇이 다르냐?
너희도 내 몰골을 보고서,
두려워서 떨고 있지 않느냐?
22내가 너희더러
이거 내놓아라 저거 내놓아라
한 적이 있느냐?
너희의 재산을 떼어서라도,
내 목숨 살려 달라고
말한 적이 있느냐?
23아니면, 원수의 손에서
나를 건져 달라고 하길 했느냐,
폭군의 세력으로부터 나를
속량해 달라고
부탁하기라도 했느냐?
24어디, 알아듣게 말 좀 해 보아라.
내가 귀기울여 듣겠다.
내 잘못이 무엇인지 말해 보아라.
25바른 말은 힘이 있는 법이다.
그런데 너희는
정말 무엇을 책망하는 것이냐?
26너희는 남의 말
꼬투리나 잡으려는 것이 아니냐?
절망에 빠진 사람의 말이란,
바람과 같을 뿐이 아니냐?
27너희는,
고아라도 제비를 뽑아
노예로 넘기고,
이익을 챙길 일이라면
친구라도 서슴지 않고
팔아 넘길 자들이다.
28내 얼굴 좀 보아라.
내가 얼굴을 맞대고
거짓말이야 하겠느냐?
29너희는 잘 생각해 보아라.
내가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게 해야 한다.
다시 한 번 더 돌이켜라.
내 정직이 의심받지 않게 해야 한다.
30내가 혀를 놀려서,
옳지 않은 말을 한 일이라도 있느냐?
내가 입을 벌려서,
분별없이 떠든 일이라도 있느냐?
욥기 7
1인생이
땅 위에서 산다는 것이,
고된 종살이와
다른 것이 무엇이냐?
그의 평생이
품꾼의 나날과 같지 않으냐?
2저물기를 몹시 기다리는 종과도 같고,
수고한 삯을
애타게 바라는 품꾼과도 같다.
3내가 바로 그렇게
여러 달을 허탈 속에 보냈다.
괴로운 밤은 꼬리를 물고 이어 갔다.
4눕기만 하면,
언제 깰까, 언제 날이 샐까
마음 졸이며,
새벽까지 내내 뒤척거렸구나.
5내 몸은 온통
구더기와 먼지로 뒤덮였구나.
피부는 아물었다가도
터져 버리는구나.
6내 날이
베틀의 북보다 빠르게 지나가니,
아무런 소망도 없이
종말을 맞는구나.
7내 생명이
한낱 바람임을 기억하여 주십시오.
내가 다시는
좋은 세월을 못 볼 것입니다.
8어느 누구도
다시는 나를 볼 수 없을 것입니다.
주님께서
눈을 뜨고 나를 찾으려고 하셔도
나는 이미 없어졌을 것입니다.
9구름이 사라지면
자취도 없는 것처럼,
스올로 내려가는 사람도
그와 같아서,
다시는 올라올 수 없습니다.
10그는 자기 집으로
다시 돌아오지도 못할 것이고,
그가 살던 곳에서도
그를 몰라볼 것입니다.
11그러나 나는
입을 다물고 있을 수 없습니다.
분하고 괴로워서,
말을 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습니다.
12내가 바다 괴물이라도 됩니까?
내가 깊은 곳에 사는
괴물이라도 됩니까?
어찌하여 주님께서는
나를 감시하십니까?
13잠자리에라도 들면 편해지겠지,
깊이 잠이라도 들면
고통이 덜하겠지
하고 생각합니다만,
14주님께서는
악몽으로 나를 놀라게 하시고,
무서운 환상으로
저를 떨게 하십니다.
15차라리 숨이라도
막혀 버리면 좋겠습니다.
뼈만 앙상하게 살아 있기보다는,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습니다.
16나는 이제 사는 것이 지겹습니다.
영원히 살 것도 아닌데,
제발, 나를
혼자 있게 내버려 두십시오.
내 나날이 허무할 따름입니다.
17사람이 무엇이라고,
주님께서
그를 대단하게 여기십니까?
어찌하여
사람에게 마음을 두십니까?
18어찌하여 아침마다 그를 찾아오셔서
순간순간 그를 시험하십니까?
19언제까지
내게서 눈을 떼지 않으시렵니까?
침 꼴깍 삼키는 동안만이라도,
나를 좀 내버려 두실 수 없습니까?
20사람을 살피시는 주님,
내가 죄를 지었다고 하여
주님께서 무슨 해라도 입으십니까?
어찌하여 나를
주님의 과녁으로 삼으십니까?
어찌하여 나를
주님의 짐으로 생각하십니까?
21어찌하여 주님께서는
내 허물을 용서하지 않으시고,
내 죄악을 용서해 주지 않으십니까?
이제 내가 숨져 흙 속에 누우면,
주님께서
아무리 저를 찾으신다 해도,
나는 이미 없는 몸이 아닙니까?
욥기 8
빌닷의 첫 번째 발언
1 수아 사람 빌닷이 대답하였다.
2언제까지 네가
그런 투로 말을 계속할 테냐?
네 입에서 나오는 말
거센 바람과도 같아서
걷잡을 수 없구나.
3너는, 하나님이 심판을
잘못하신다고 생각하느냐?
전능하신 분께서 공의를
거짓으로 판단하신다고 생각하느냐?
4네 자식들이 주님께 죄를 지으면,
주님께서 그들을 벌하시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냐?
5그러나 네가
하나님을 간절히 찾으며
전능하신 분께 자비를 구하면,
6또 네가 정말
깨끗하고 정직하기만 하면,
주님께서는 너를 살리시려고
떨치고 일어나셔서,
네 경건한 가정을
회복시켜 주실 것이다.
7처음에는 보잘 것 없겠지만
나중에는 크게 될 것이다.
8이제 옛 세대에게 물어 보아라.
조상들의 경험으로 배운 진리를
잘 생각해 보아라.
9우리는 다만
갓 태어난 사람과 같아서,
아는 것이 없으며,
땅 위에 사는 우리의 나날도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
10조상들이 네게 가르쳐 주며
일러주지 않았느냐?
조상들이
마음에 깨달은 바를
말하지 않았느냐?
11늪이 아닌 곳에서
왕골이 어떻게 자라겠으며
물이 없는 곳에서
갈대가 어떻게 크겠느냐?
12물이 말라 버리면,
왕골은 벨 때가 아직 멀었는데도
모두 말라 죽고 만다.
13하나님을 잊는 모든 사람의 앞길이
이와 같을 것이며,
믿음을 저버린 사람의 소망도
이와 같이 사라져 버릴 것이다.
14그런 사람이 믿는 것은
끊어질 줄에 지나지 않으며,
의지하는 것은
거미줄에 지나지 않는다.
15기대어 살고 있는 집도
오래 서 있지 못하며,
굳게 잡고 있는 집도
버티고 서 있지 못할 것이다.
16비록 햇빛 속에서
싱싱한 식물과 같이
동산마다 그 가지를 뻗으며,
17돌무더기 위에까지
그 뿌리가 엉키어서
돌 사이에 뿌리를 내린다고 해도,
18뿌리가 뽑히면,
서 있던 자리마저
‘나는 너를 본 일이 없다’고
모르는 체할 것이다.
19살아서 누리던 즐거움은
이렇게 빨리 지나가고,
그 흙에서는
또 다른 식물이 돋아난다.
20정말 하나님은,
온전한 사람 물리치지 않으시며,
악한 사람 손 잡아 주지 않으신다.
21그분께서
네 입을 웃음으로 채워 주시면,
네 입술은
즐거운 소리를 낼 것이니,
22너를 미워하는 사람은
부끄러움을 당할 것이며,
악인의 장막은
자취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
욥기 9
욥의 대답
1 욥이 대답하였다.
2그것이 사실이라는 것은
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사람이 어떻게 하나님 앞에서
의롭다고 주장할 수 있겠느냐?
3사람이
하나님과 논쟁을 한다고 해도,
그분의 천 마디 말씀에
한 마디도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4하나님이 전지전능하시니,
그를 거역하고 온전할 사람이
있겠느냐?
5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산을 옮기시며,
진노하셔서
산을 뒤집어엎기도 하신다.
6지진을 일으키시어
땅을 그 밑뿌리에서 흔드시고,
땅을 받치고 있는 기둥들을
흔드신다.
7해에게 명령하시어
뜨지 못하게도 하시며,
별들을 가두시어
빛을 내지 못하게도 하신다.
8어느 누구에게
도움을 받지도 않고
하늘을 펼치시며,
바다 괴물의 등을 짓밟으신다.
9북두칠성과 삼성을 만드시고,
묘성과 남방의 밀실을 만드시며,
10우리가 측량할 수 없는
큰 일을 하시며,
우리가 헤아릴 수 없는
기이한 일을 행하시는 분이시다.
11하나님이 내 곁을 지나가신다 해도
볼 수 없으며,
내 앞에서 걸으신다 해도
알 수 없다.
12그가 가져 가신다면
누가 도로 찾을 수 있으며,
누가 감히 그에게
왜 그러시느냐고 할 수 있겠느냐?
13하나님이 진노를 풀지 아니하시면
라합을 돕는 무리도 무릎을 꿇는데,
14내가 어찌 감히 그분에게
한 마디라도 대답할 수 있겠으며,
내가 무슨 말로
말대꾸를 할 수 있겠느냐?
15비록 내가 옳다 해도
감히 아무 대답도 할 수 없다.
다만 나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나를 심판하실 그분께
은총을 비는 것뿐이다.
16비록 그분께서
내가 말하는 것을 허락하신다 해도,
내가 부르짖는 소리를
귀기울여 들으실까?
17그분께서
머리털 한 오라기만한 하찮은 일로도
나를 이렇게 짓눌러 부수시고,
나도 모를 이유로
나에게 많은 상처를 입히시는데,
18숨돌릴 틈도 주시지 않고
쓰라림만 안겨 주시는데,
그분께서 내 간구를 들어 주실까?
19강한 쪽이 그분이신데,
힘으로 겨룬다고 한들
어떻게 이기겠으며,
재판에 붙인다고 한들
누가 그분을
재판정으로 불러올 수 있겠느냐?
20비록 내가 옳다고 하더라도,
그분께서
내 입을 시켜서
나를 정죄하실 것이며,
비록 내가 흠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분께서 나를
틀렸다고 하실 것이다.
21비록 내가 흠이 없다고 하더라도,
나도 나 자신을 잘 모르겠고,
다만, 산다는 것이 싫을 뿐이다.
22나에게는
모든 것이 한 가지로만 여겨진다.
그러므로 나는
“그분께서는 흠이 없는 사람이나,
악한 사람이나,
다 한 가지로 심판하신다”
하고 말할 수밖에 없다.
23갑작스러운 재앙으로
다들 죽게 되었을 때에도,
죄 없는 자마저
재앙을 받는 것을 보시고
비웃으실 것이다.
24세상이 악한 권세자의 손에
넘어가도,
주님께서 재판관의 눈을 가려서
제대로 판결하지 못하게 하신다.
그렇지 않다고 하면,
그렇게 하는 이가 누구란 말이냐?
25내 일생이
달리는 경주자보다
더 빨리 지나가므로,
좋은 세월을 누릴 겨를이 없습니다.
26그 지나가는 것이
갈대 배와 같이 빠르고,
먹이를 덮치려고 내려오는
독수리처럼 빠릅니다.
27온갖 불평도 잊어버리고,
슬픈 얼굴빛을 고쳐서
애써 명랑하게 보이려고 해도,
28내가 겪는 이 모든 고통이
다만 두렵기만 합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나를
죄 없다고 여기지 않으실 것임을
압니다.
29주님께서 나를 정죄하신다면,
내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애써서
헛된 수고를 해야 합니까?
30비록 내가 비누로 몸을 씻고,
잿물로 손을 깨끗이 닦아도,
31주님께서
나를 다시 시궁창에 처넣으시니,
내 옷인들 나를 좋아하겠습니까?
32하나님이
나와 같은 사람이기만 하여도
내가 그분께 말을 할 수 있으련만,
함께 법정에 서서
이 논쟁을 끝낼 수 있으련만,
33우리 둘 사이를 중재할 사람이 없고,
하나님과 나 사이를
판결해 줄 이가 없구나!
34내게 소원이 있다면,
내가 더 두려워 떨지 않도록,
하나님이 채찍을 거두시는 것.
35그렇게 되면
나는 두려움 없이 말하겠다.
그러나 나 스스로는,
그럴 수가 없는 줄을 알고 있다.
욥기 10
계속되는 욥의 대답
1산다는 것이
이렇게 괴로우니,
나는 이제
원통함을 참지 않고 다 털어놓고,
내 영혼의 괴로움을 다 말하겠다.
2내가 하나님께 아뢰겠다.
나를 죄인 취급하지 마십시오.
무슨 일로 나 같은 자와 다투시는지
알려 주십시오.
3주님께서 손수 만드신 이 몸은
학대하고 멸시하시면서도,
악인이 세운 계획은
잘만 되게 하시니
그것이
주님께 무슨 유익이라도 됩니까?
4주님의 눈이
살과 피를 가진
사람의 눈이기도 합니까?
주님께서도 매사를
사람이 보듯이 보신단 말입니까?
5주님의 날도
사람이 누리는 날처럼
짧기라도 하단 말입니까?
주님의 햇수가
사람이 누리는 햇수와 같이
덧없기라도 하단 말입니까?
6그렇지 않다면야,
어찌하여 주님께서는 기어이
내 허물을 찾아내려고 하시며,
내 죄를 들추어내려고 하십니까?
7내게 죄가 없다는 것과,
주님의 손에서
나를 빼낼 사람이 없다는 것은,
주님께서도 아시지 않습니까?
8주님께서 손수 나를 빚으시고
지으셨는데,
어찌하여 이제 와서,
나에게 등을 돌리시고,
나를 멸망시키려고 하십니까?
9주님께서는, 진흙을 빚듯이
몸소 이 몸을 지으셨음을
기억해 주십시오.
어찌하여 주님께서는 나를
티끌로 되돌아가게 하십니까?
10주님께서
내 아버지에게 힘을 주셔서,
나를 낳게 하시고,
어머니가
나를 품에 안고
젖을 물리게 하셨습니다.
11주님께서
살과 가죽으로 나를 입히시며,
뼈와 근육을 엮어서,
내 몸을 만드셨습니다.
12주님께서
나에게 생명과 사랑을 주시고,
나를 돌보셔서,
내 숨결까지 지켜 주셨습니다.
13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니,
주님께서는 늘 나를 해치실 생각을
몰래 품고 계셨습니다.
14주님께서는, 내가 죄를 짓나 안 짓나
지켜 보고 계셨으며,
내가 죄를 짓기라도 하면
용서하지 않으실 작정을
하고 계셨습니다.
15내가 죄를 짓기만 하면
주님께서는 가차없이
내게 고통을 주시지만,
내가 올바른 일을 한다고 해서
주님께서
나를 믿어 주시지는 않으셨습니다.
그러니 나는
수치를 가득 덮어쓰고서,
고통을 몸으로 겪고 있습니다.
16내 일이 잘 되기라도 하면,
주님께서는 사나운 사자처럼
나를 덮치시고,
기적을 일으키면서까지
내게 상처를 주려고 하셨습니다.
17주님께서는 번갈아서,
내게 불리한 증인들을 세우시며,
내게 노여움을 키우시고,
나를 공격할 계획을 세우셨습니다.
18주님께서 나를 이렇게 할 것이라면
왜 나를 모태에서
살아 나오게 하셨습니까?
차라리 모태에서 죽어서
사람들의 눈에 띄지나 않았더라면,
좋지 않았겠습니까?
19생기지도 않은 사람처럼,
모태에서 곧바로
무덤으로 내려갔더라면,
좋았을 것입니다.
20내가 살 날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나를 좀 혼자 있게 내버려 두십시오.
내게 남은 이 기간만이라도,
내가 잠시라도 쉴 수 있게
해주십시오.
21어둡고 캄캄한 땅으로 내려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합니다.
그리로 가기 전에
잠시 쉬게 해주십시오.
22그 땅은 흑암처럼 캄캄하고,
죽음의 그늘이 드리워져서
아무런 질서도 없고,
빛이 있다 해도
흑암과 같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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