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성경통독 24일차 [사무엘상 16-24] 새번역 [The Bible in 100 Days] 다윗이 수금을 들고 와서 손으...
사무엘기상 16
1주님께서 사무엘에게 말씀하셨다. “사울이 다시는 이스라엘을 다스리지 못하도록, 내가 이미 그를 버렸는데, 너는 언제까지 사울 때문에 괴로워할 것이냐? 너는 어서 뿔병에 기름을 채워 가지고 길을 떠나, 베들레헴 사람 이새에게로 가거라. 내가 이미 그의 아들 가운데서 왕이 될 사람을 한 명 골라 놓았다.” 2사무엘이 여쭈었다. “내가 어떻게 길을 떠날 수 있겠습니까? 사울이 이 소식을 들으면, 나를 죽일 것입니다.” 주님께서 대답하셨다. “너는 암송아지를 한 마리 끌고 가서, 주님께 희생제물을 바치러 왔다고 말하여라. 3그리고 이새를 제사에 초청하여라. 그 다음에 해야 할 일은, 내가 거기에서 너에게 일러주겠다. 너는 내가 거기에서 일러주는 사람에게 기름을 부어라.” 4사무엘이 주님께서 시키신 대로 하여 베들레헴에 이르니, 그 성읍의 장로들이 떨면서 나와 맞으며 물었다. “좋은 일로 오시는 겁니까?” 5사무엘이 대답하였다. “그렇소. 좋은 일이오. 나는 주님께 희생제물을 바치러 왔소. 여러분은 몸을 성결하게 한 뒤에, 나와 함께 제사를 드리러 갑시다.” 그런 다음에 사무엘은, 이새와 그의 아들들만은, 자기가 직접 성결하게 한 뒤에 제사에 초청하였다.
6그들이 왔을 때에 사무엘은 엘리압을 보고, 속으로 ‘주님께서 기름부어 세우시려는 사람이 정말 주님 앞에 나와 섰구나’ 하고 생각하였다. 7그러나 주님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셨다. “너는 그의 준수한 겉모습과 큰 키만을 보아서는 안 된다. 그는 내가 세운 사람이 아니다. 나는 사람이 판단하는 것처럼 그렇게 판단하지는 않는다. 사람은 겉모습만을 따라 판단하지만, 나 주는 중심을 본다.” 8다음으로 이새가 아비나답을 불러, 사무엘 앞으로 지나가게 하였다. 그러나 사무엘은 이 아들도 주님께서 뽑으신 사람이 아니라고 하였다. 9이번에는 이새가 삼마를 지나가게 하였으나, 사무엘은 이 아들도 주님께서 뽑으신 사람이 아니라고 하였다. 10이런 식으로 이새가 자기 아들 일곱을 모두 사무엘 앞으로 지나가게 하였으나, 사무엘은 이새에게 “주님께서는 이 아들들 가운데 어느 하나도 뽑지 않으셨소” 하고 말하였다.
11 사무엘이 이새에게 “아들들이 다 온 겁니까?” 하고 물으니, 이새가 대답하였다. “막내가 남아 있기는 합니다만, 지금 양 떼를 치러 나가고 없습니다.” 사무엘이 이새에게 말하였다. “어서 사람을 보내어 데려오시오. 그가 이 곳에 오기 전에는 제물을 바치지 않겠소.” 12그래서 이새가 사람을 보내어 막내 아들을 데려왔다. 그는 눈이 아름답고 외모도 준수한 홍안의 소년이었다.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바로 이 사람이다. 어서 그에게 기름을 부어라!” 13사무엘이 기름이 담긴 뿔병을 들고, 그의 형들이 둘러선 가운데서 다윗에게 기름을 부었다. 그러자 주님의 영이 그 날부터 계속 다윗을 감동시켰다. 사무엘은 거기에서 떠나, 라마로 돌아갔다.
사울을 섬기게 된 다윗
14 사울에게서는 주님의 영이 떠났고, 그 대신에 주님께서 보내신 악한 영이 사울을 괴롭혔다. 15신하들이 사울에게 아뢰었다. “임금님, 하나님이 보내신 악한 영이 지금 임금님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16임금님은 신하들에게, 수금을 잘 타는 사람을 하나 구하라고, 분부를 내려 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이 보내신 악한 영이 임금님께 덮칠 때마다, 그가 손으로 수금을 타면, 임금님이 나으실 것입니다.” 17사울이 신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그러면 수금을 잘 타는 사람을 찾아 보고, 있으면 나에게로 데려오너라.” 18젊은 신하 가운데 한 사람이 대답하였다. “제가 베들레헴 사람 이새에게 그런 아들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수금을 잘 탈 뿐만 아니라, 용사이며, 용감한 군인이며, 말도 잘하고, 외모도 좋은 사람인데다가, 주님께서 그와 함께 계십니다.” 19그러자 사울이 이새에게 심부름꾼들을 보내어, 양 떼를 치고 있는 그의 아들 다윗을 자기에게 보내라고 명령하였다. 20이새는 곧 나귀 한 마리에, 빵과 가죽부대에 담은 포도주 한 자루와 염소 새끼 한 마리를 실어서, 자기 아들 다윗을 시켜 사울에게 보냈다. 21그리하여 다윗은 사울에게 와서, 그를 섬기게 되었다. 사울은 다윗을 매우 사랑하였으며, 마침내 그를 자기의 무기를 들고 다니는 사람으로 삼았다. 22사울은 이새에게 사람을 보내어 일렀다. “다윗이 나의 마음에 꼭 드니, 나의 시중을 들게 하겠다.” 23그리하여 하나님이 보내신 악한 영이 사울에게 내리면, 다윗이 수금을 들고 와서 손으로 탔고, 그 때마다 사울에게 내린 악한 영이 떠났고, 사울은 제정신이 들었다.
사무엘기상 17
골리앗이 이스라엘에 도전하다
1 블레셋 사람들이 또 전쟁을 일으키려고 군인을 모두 모아, 유다의 소고에 집결시키고, 소고와 아세가 사이에 있는 에베스담밈에 진을 쳤다. 2사울도 이스라엘 군인들을 집결시켜 엘라 평지에 진을 친 뒤에, 블레셋 군인들과 맞서서 싸울 전열을 갖추었다. 3그리하여 블레셋과 이스라엘이 골짜기를 사이에 두고, 이쪽 저쪽 산 위에서 맞서서 버티고 있었다. 4블레셋 진에서 가드 사람 골리앗이라는 장수가 싸움을 걸려고 나섰다. 그는 키가 여섯 규빗 하고도 한 뼘이나 더 되었다. 5머리에는 놋으로 만든 투구를 쓰고, 몸에는 비늘 갑옷을 입었는데, 그 갑옷의 무게는 놋 오천 세겔이나 되었다. 6다리에는 놋으로 만든 각반을 차고, 어깨에는 놋으로 만든 창을 메고 있었다. 7그의 창자루는 베틀의 용두머리만큼 굵었고, 그 창날의 무게는 쇠 육백 세겔이나 되었다. 그의 앞에서는 방패를 든 사람이 걸어 나왔다.
8 골리앗이 나와서, 이스라엘 전선을 마주 보고 고함을 질렀다. “너희는 어쩌자고 나와서 전열을 갖추었느냐? 나는 블레셋 사람이고, 너희는 사울의 종들이 아니냐? 너희는 내 앞에 나설 만한 사람을 하나 뽑아서 나에게 보내어라. 9그가 나를 쳐죽여 이기면, 우리가 너희의 종이 되겠다. 그러나 내가 그를 쳐죽여 이기면, 너희가 우리의 종이 되어서 우리를 섬겨야 한다.” 10이 블레셋 사람이 다시 고함을 질렀다. “내가 오늘 이스라엘 군대를 이처럼 모욕하였으니, 너희는 어서 나에게 한 사람을 내보내어 나하고 맞붙어 싸우게 하여라.” 11사울과 온 이스라엘은 그 블레셋 사람이 하는 말을 듣고, 몹시 놀라서 떨기만 하였다.
사울의 진에 나타난 다윗
12 다윗은 유다 땅 베들레헴에 있는 에브랏 사람 이새의 아들이다. 이새에게는 모두 아들이 여덟 명 있었는데, 사울이 다스릴 무렵에, 이새는 이미 나이가 매우 많은 노인이었다. 13이새의 큰 아들 셋은 사울을 따라 싸움터에 나가 있었다. 군대에 가 있는 그 세 아들의 이름은, 맏아들이 엘리압이요, 둘째가 아비나답이요, 셋째가 삼마였다. 14다윗은 여덟 형제 가운데서 막내였다. 위로 큰 형들 셋만 사울을 따라 싸움터에 나가 있었고, 15다윗은 사울이 있는 곳과 베들레헴 사이를 오가며, 아버지의 양 떼를 치고 있었다.
16그 블레셋 사람은 아침 저녁으로 가까이 나아와서, 계속 싸움을 걸어 왔고, 그런 지가 벌써 사십 일이나 되었다.
17이 때에 이새가 자기 아들 다윗에게 일렀다. “여기에 있는 볶은 곡식 한 에바와 빵 열 덩어리를 너의 형들에게 가져다 주어라. 너는 그것을 가지고 빨리 진으로 가서, 너의 형들에게 주어라. 18그리고 이 치즈 열 덩이는 부대장에게 갖다 드리고, 너의 형들의 안부를 물은 뒤에, 형들이 잘 있다는 증거물을 가지고 오너라.” 19그 무렵 사울은, 다윗의 형들을 비롯하여 이스라엘 군인을 모두 거느리고, 엘라 평지에서 블레셋 사람과 싸우고 있었다.
20다음날 아침에 다윗은 일찍 일어나서, 양 떼를 다른 양치기에게 맡기고, 아버지 이새가 시킨 대로 짐을 가지고 길을 떠났다. 그가 진영에 이르렀을 때에, 군인들은 마침 전선으로 나아가면서, 전투 개시의 함성을 올리고, 21이스라엘과 블레셋 군인이 전열을 지어 서로 맞서 있었다. 22다윗은, 가지고 온 짐을 군수품 담당자에게 맡기고, 전선으로 달려가, 자기의 형들에게 이르러 안부를 물었다. 23다윗이 형들과 이야기하고 있는 동안에, 마침 블레셋 사람 쪽에서 가드 사람 골리앗이라는 장수가 그 대열에서 나와서, 전과 똑같은 말로 싸움을 걸어왔다. 다윗도 그 소리를 들었다.
24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를 보고 무서워하며, 모두 그 사람 앞에서 달아났다. 25“저기 올라온 저 자를 좀 보게.” 군인들이 서로 말하였다. “또 올라와서 이스라엘을 모욕하고 있어. 임금님은, 누구든지 저 자를 죽이면 많은 상을 내리실 뿐 아니라, 임금님의 사위로 삼으시고, 그의 집안에는 모든 세금을 면제해 주시겠다고 하셨네.” 26다윗이 곁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저 블레셋 사람을 죽이고 이스라엘이 받는 치욕을 씻어내는 사람에게는, 어떻게 해준다구요? 저 할례도 받지 않은 블레셋 녀석이 무엇이기에, 살아 계시는 하나님을 섬기는 군인들을 이렇게 모욕하는 것입니까?” 27군인들은 앞에서 말한 내용과 같이, 저 자를 죽이는 사람에게는 이러이러한 상이 내릴 것이라고 대답해 주었다.
28 다윗이 군인들과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을 맏형 엘리압이 듣고, 다윗에게 화를 내며 꾸짖었다. “너는 어쩌자고 여기까지 내려왔느냐? 들판에 있는, 몇 마리도 안 되는 양은 누구에게 떠맡겨 놓았느냐? 이 건방지고 고집 센 녀석아, 네가 전쟁 구경을 하려고 내려온 것을, 누가 모를 줄 아느냐?” 29다윗이 대들었다. “내가 무엇을 잘못하였다는 겁니까? 물어 보지도 못합니까?” 30그런 다음에 다윗은, 몸을 돌려 형 옆에서 떠나 다른 사람 앞으로 가서, 똑같은 말로 또 물어 보았다. 거기에서도 사람들이 똑같은 말을 하였다.
31 다윗이 한 말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누군가가 그것을 사울에게 알렸다. 그러자 사울이 그를 데려오게 하였다. 32다윗이 사울에게 말하였다. “누구든지 저 자 때문에 사기를 잃어서는 안 됩니다. 임금님의 종인 제가 나가서, 저 블레셋 사람과 싸우겠습니다.” 33그러나 사울은 다윗을 말렸다. “그만두어라. 네가 어떻게 저 자와 싸운단 말이냐? 저 자는 평생 군대에서 뼈가 굵은 자이지만, 너는 아직 어린 소년이 아니냐?” 34그러나 다윗은 굽히지 않고 사울에게 말하였다. “임금님의 종인 저는 아버지의 양 떼를 지켜 왔습니다. 사자나 곰이 양 떼에 달려들어 한 마리라도 물어가면, 35저는 곧바로 뒤쫓아가서 그 놈을 쳐죽이고, 그 입에서 양을 꺼내어 살려 내곤 하였습니다. 그 짐승이 저에게 덤벼들면, 그 턱수염을 붙잡고 때려 죽였습니다. 36제가 이렇게 사자도 죽이고 곰도 죽였으니, 저 할례받지 않은 블레셋 사람도 그 꼴로 만들어 놓겠습니다. 살아 계시는 하나님의 군대를 모욕한 자를 어찌 그대로 두겠습니까?” 37다윗은 말을 계속하였다. “사자의 발톱이나 곰의 발톱에서 저를 살려 주신 주님께서, 저 블레셋 사람의 손에서도 틀림없이 저를 살려 주실 것입니다.” 그제서야 사울이 다윗에게 허락하였다. “그렇다면, 나가도 좋다.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길 바란다.”
38 사울은 자기의 군장비로 다윗을 무장시켜 주었다. 머리에는 놋투구를 씌워 주고, 몸에는 갑옷을 입혀 주었다. 39다윗은, 허리에 사울의 칼까지 차고, 시험삼아 몇 걸음 걸어 본 다음에, 사울에게 “이런 무장에는 제가 익숙하지 못합니다. 이렇게 무장을 한 채로는 걸어갈 수도 없습니다” 하고는 그것을 다 벗었다. 그렇게 무장을 해 본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40그런 다음에, 다윗은 목동의 지팡이를 들고, 시냇가에서 돌 다섯 개를 골라서, 자기가 메고 다니던 목동의 도구인 주머니에 집어 넣은 다음, 자기가 쓰던 무릿매를 손에 들고, 그 블레셋 사람에게 가까이 나아갔다.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다
41그 블레셋 사람도 방패 든 사람을 앞세우고 다윗에게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42그 블레셋 사람은 다윗을 보고 나서, 그가 다만 잘생긴 홍안 소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는, 그를 우습게 여겼다. 43그 블레셋 사람은 다윗에게 “막대기를 들고 나에게로 나아오다니, 네가 나를 개로 여기는 것이냐?” 하고 묻고는, 자기 신들의 이름으로 다윗을 저주하였다. 44그 블레셋 사람이 다윗에게 말하였다. “어서 내 앞으로 오너라. 내가 너의 살점을 공중의 새와 들짐승의 밥으로 만들어 주마.”
45그러자 다윗이 그 블레셋 사람에게 말하였다. “너는 칼을 차고 창을 메고 투창을 들고 나에게로 나왔으나, 나는 네가 모욕하는 이스라엘 군대의 하나님 곧 만군의 주님의 이름을 의지하고 너에게로 나왔다. 46주님께서 너를 나의 손에 넘겨 주실 터이니, 내가 오늘 너를 쳐서 네 머리를 베고, 블레셋 사람의 주검을 모조리 공중의 새와 땅의 들짐승에게 밥으로 주어서, 온 세상이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알게 하겠다. 47또 주님께서는 칼이나 창 따위를 쓰셔서 구원하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여기에 모인 이 온 무리가 알게 하겠다. 전쟁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주님께 달린 것이다. 주님께서 너희를 모조리 우리 손에 넘겨 주실 것이다.”
48드디어 그 블레셋 사람이 몸을 움직여 다윗에게 점점 가까이 다가오자, 다윗은 재빠르게 그 블레셋 사람이 서 있는 대열 쪽으로 달려가면서, 49주머니에 손을 넣어 돌을 하나 꺼낸 다음, 그 돌을 무릿매로 던져서, 그 블레셋 사람의 이마를 맞히었다. 골리앗이 이마에 돌을 맞고 땅바닥에 쓰러졌다. 50이렇게 다윗은 무릿매와 돌 하나로 그 블레셋 사람을 이겼다. 그는 칼도 들고 가지 않고 그 블레셋 사람을 죽였다. 51다윗이 달려가서, 그 블레셋 사람을 밟고 서서, 그의 칼집에서 칼을 빼어 그의 목을 잘라 죽였다.
블레셋 군인들은 자기들의 장수가 이렇게 죽는 것을 보자 모두 달아났다. 52이스라엘과 유다 사람들이 일어나 함성을 지르며 블레셋 사람들을 쫓아서, 가이를 지나 에그론 성문에까지 이르렀다. 그리하여 칼에 찔려 죽은 블레셋 사람의 주검이, 사아라임에서 가드와 에그론에 이르기까지 온 길에 널렸다. 53이스라엘 자손은 블레셋 군대를 쫓다가 돌아와서, 블레셋 군대의 진을 약탈하였다.
54 다윗은, 그 블레셋 사람의 머리는 예루살렘으로 가지고 갔으나, 그의 무기들은 자기 장막에 간직하였다.
다윗이 사울 앞에 서다
55 사울은, 다윗이 그 블레셋 사람에 맞서서 나가는 것을 보면서, 군사령관 아브넬에게 물었다. “아브넬 장군, 저 소년이 누구의 아들이오?” 아브넬이 대답하였다. “임금님, 황공하오나 저도 잘 모릅니다.” 56왕이 명령하였다. “저 젊은이가 누구의 아들인지 직접 알아보시오.” 57마침내 다윗이 그 블레셋 사람을 죽이고 돌아오자, 아브넬이 그를 데리고 사울 앞으로 갔다. 다윗의 손에는 여전히 그 블레셋 사람의 머리가 들려 있었다. 58사울이 다윗에게 물었다. “너는 누구의 아들이냐?” 다윗이 대답하였다. “베들레헴 사람, 임금님의 종 이새의 아들입니다.”
사무엘기상 18
1 다윗이 사울과 이야기를 끝냈다. 그 뒤에 요나단은 다윗에게 마음이 끌려, 마치 제 목숨을 아끼듯 다윗을 아끼는 마음이 생겼다. 2사울은 그 날로 다윗을 자기와 함께 머무르게 하고, 다시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하였다. 3요나단은 제 목숨을 아끼듯이 다윗을 아끼어, 그와 가까운 친구로 지내기로 굳게 언약을 맺고, 4자기가 입고 있던 겉옷을 벗어서 다윗에게 주고, 칼과 활과 허리띠까지 모두 다윗에게 주었다. 5다윗은, 사울이 어떤 임무를 주어서 보내든지, 맡은 일을 잘 해냈다. 그래서 사울은 다윗을 장군으로 임명하였다. 온 백성은 물론 사울의 신하들까지도 그 일을 마땅하게 여겼다.
사울이 다윗을 시기하다
6 다윗이 블레셋 사람을 쳐죽이고 군인들과 함께 돌아올 때에, 이스라엘의 모든 성읍에서 여인들이 소구와 꽹과리를 들고 나와서, 노래하고 춤추고 환호성을 지르면서 사울 왕을 환영하였다. 7이 때에 여인들이 춤을 추면서 노래를 불렀다.
“사울은 수천 명을 죽이고,
다윗은 수만 명을 죽였다.”
8이 말에 사울은 몹시 언짢았다.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올랐다. “사람들이 다윗에게는 수만 명을 돌리고, 나에게는 수천 명만을 돌렸으니, 이제 그에게 더 돌아갈 것은 이 왕의 자리밖에 없겠군!” 하고 투덜거렸다. 9그 날부터 사울은 다윗을 시기하고 의심하기 시작하였다. 10바로 그 다음날, 하나님이 보내신 악한 영이 사울에게 내리덮치자, 사울은 궁궐에서 미친 듯이 헛소리를 질렀다. 다윗은 여느날과 같이 수금을 탔다. 그 때에 사울은 창을 가지고 있었는데, 11그가 갑자기 다윗을 벽에 박아 버리겠다고 하면서, 다윗에게 창을 던졌다. 다윗은 사울 앞에서 두 번이나 몸을 피하였다. 12주님께서 자기를 떠나 다윗과 함께 계시는 것을 안 사울은, 다윗이 두려워졌다. 13그리하여 사울은 다윗을 천부장으로 임명하여 자기 곁에서 떠나게 하였다. 다윗은 부대를 이끌고 출전하였다. 14주님께서 그와 함께 계셨기 때문에, 어디를 가든지 그는 항상 이겼다. 15다윗이 이렇게 큰 승리를 거두니, 사울은 그것을 보고, 다윗을 매우 두려워하였다. 16그러나 온 이스라엘과 유다는 다윗이 늘 앞장 서서 싸움터에 나가는 것을 보고, 모두 그를 좋아하였다.
다윗이 사울의 사위가 되다
17 사울은 (자기의 손으로 다윗을 직접 죽이지 않고, 블레셋 사람의 손에 죽게 하려고 마음먹고,) 다윗에게 말하였다. “내가 데리고 있는 나의 맏딸 메랍을 너의 아내로 줄 터이니, 너는 먼저, 주님께서 앞장 서서 싸우시는 ‘주님의 싸움’을 싸워서, 네가 정말 용사인 것을 나에게 보여라.” 18다윗이 사울에게 말하였다. “제가 누구이며, 제 혈통이나 제 아버지 집안이 이스라엘에서 무엇이기에, 제가 감히 임금님의 사위가 될 수 있겠습니까?” 하고 사양하였다. 19그런데 사울은 딸 메랍을 다윗에게 주기로 하고서도, 정작 때가 되자 사울은 그의 딸을 므홀랏 사람 아드리엘과 결혼시키고 말았다.
20 사울의 딸 미갈이 다윗을 사랑하였다. 누군가가 이것을 사울에게 알리니, 사울은 잘 된 일이라고 여기고, 21그 딸을 다윗에게 주어서, 그 딸이 다윗에게 올무가 되게 하여, 그를 블레셋 사람의 손에 죽게 해야 하겠다고 혼자 생각하였다. 그래서 사울은 다윗에게, 다시 그를 사위로 삼겠다고 말하였다. 22사울이 신하들에게 지시하였다. “당신들은 다윗에게 내가 다윗을 좋아한다고 말하시오. 그리고 당신들도 모두 다윗을 좋아한다고 말하시오. 이처럼 우리 모두가 다윗을 좋아하니, 임금의 사위가 되라고 슬쩍 말하시오.” 23사울의 신하들이 부탁받은 대로 그런 말을 다윗의 귀에 들어가게 하니, 다윗은 “나는 가난하고 천한 사람인데, 어떻게 내가 임금님의 사위가 될 수 있겠습니까? 그것이 그렇게 쉬운 일로 보입니까?” 하고 말하였다. 24사울의 신하들은 다윗이 한 말을 사울에게 전하였다. 25이 말을 들은 사울은 “당신들은 다윗에게 내가 결혼 선물로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며, 다만 나의 원수 블레셋 남자의 포피 백 개를 가져와서 나의 원수를 갚아 주는 것만을 바라더라고 하시오” 하고 시켰다. (사울은 이렇게 하여, 다윗을 블레셋 사람의 손에 죽게 할 셈이었다.) 26사울의 신하들이 이 말을 그대로 다윗에게 전하였다. 다윗은 왕의 사위가 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결혼 날짜를 잡기도 전에, 27왕의 사위가 되려고, 자기 부하들을 거느리고 출전하여, 블레셋 남자 이백 명을 쳐죽이고 그들의 포피를 가져다가, 요구한 수대로 왕에게 바쳤다. 사울은 자기의 딸 미갈을 그에게 아내로 주었다. 28사울은 주님께서 다윗과 함께 계시다는 것을 알았고, 자기 딸 미갈마저도 다윗을 사랑하는 것을 보고서, 29다윗을 더욱더 두려워하게 되어, 마침내 다윗과 평생 원수가 되었다.
30그 무렵에 블레셋 지휘관들이 군대를 이끌고 침입해 와서 싸움을 걸곤 하였는데, 그 때마다 다윗이 사울의 장군들보다 더 큰 전과를 올렸기 때문에, 다윗은 아주 큰 명성을 얻었다.
사무엘기상 19
사울이 다윗을 박해하다
1 사울은, 자기의 아들 요나단과 자기의 모든 신하들이 듣는 데서, 다윗을 죽이겠다고 말하였다. 사울의 아들 요나단은 다윗을 매우 좋아하고 있었으므로, 2다윗에게 이것을 귀띔하여 주었다. “나의 아버지 사울이 자네를 죽이려 하니, 나의 말을 듣게. 자네는 내일 아침 일찍 몸을 피하여 외진 곳으로 가서 숨어 있게. 3자네가 숨어 있는 들로 아버지를 모시고 나가서, 내가 아버지 곁에 붙어 다니다가, 기회를 보아 자네 일을 아버지께 여쭈어 보고, 거기에서 있었던 일을 내가 곧 자네에게 알려 주겠네.”
4 요나단은 아버지 사울 앞에서 다윗의 좋은 점들을 이야기하였다. 그는 사울에게 말하였다. “아버지께서는 아버지의 신하 다윗을 해치려고 하십니다만, 이런 죄를 지으시면 안 됩니다. 다윗은 아버지께 죄를 지은 일이 없습니다. 오히려 다윗은 아버지를 도와서, 아주 좋은 일들만 했습니다. 5그는 자기 목숨을 아끼지 않고 블레셋 장군을 쳐죽였고, 그래서 주님께서 온 이스라엘에게 이렇게 큰 승리를 안겨 주셨습니다. 아버지께서도 그것을 직접 보고 기뻐하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무엇 때문에 이유도 없이 다윗을 죽여, 죄없는 피를 흘려 죄를 지으려고 하십니까?” 6사울이 요나단의 말을 듣고 맹세하였다. “그래, 주님께서 확실히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마. 내가 결코 다윗을 죽이지 않겠다.” 7요나단이 다윗을 불러다가, 이 모든 일을 알려 주고 나서, 다윗을 사울에게 데리고 가서, 전처럼 왕을 모시게 하였다.
다윗이 죽을 고비를 넘다
8또 전쟁이 일어나니, 다윗은 출전하여 블레셋 사람들과 싸웠다. 다윗이 그들을 쳐서 크게 무찌르니, 블레셋 사람들이 다윗 앞에서 도망쳤다.
9그런데 사울이 창을 들고 궁중에 앉아 있을 때에, 주님께서 보내신 악한 영이 또 사울을 강하게 사로잡았다. 다윗이 수금을 타고 있는데, 10사울이 창으로 다윗을 벽에 박으려고 하였다. 다윗이 사울 앞에서 피하였으므로, 창만 벽에 박혔다. 다윗은 도망하여 목숨을 건졌다.
바로 그 날 밤에, 11사울이 다윗의 집으로 부하들을 보내어, 그를 지키고 있다가, 아침에 죽이라고 시켰다. 그러나 다윗의 아내 미갈이 그에게 “당신은 오늘 밤에 피하지 않으면, 내일 틀림없이 죽습니다” 하고 경고하였다. 12미갈이 다윗을 창문으로 내려보내니, 다윗이 거기에서 달아나서, 목숨을 건졌다. 13한편, 미갈은, 집 안에 있는 우상을 가져다가 침대에 누이고, 그 머리에는 염소털로 짠 망을 씌우고, 그 몸에는 옷을 입혔다. 14사울의 부하들이 다윗을 잡으러 오자, 미갈은 남편이 병이 들어서 누워 있다고 말하였다. 15그러자 사울은 다윗이 정말 아픈지 확인하여 보라고 그 부하들을 다시 보내면서, 자기가 직접 죽일 터이니, 그를 침대째로 자기에게 들고 오라고 하였다. 16부하들이 와서 보니, 침대에는 집 안에 있던 우상이 누워 있었다. 머리에 염소털로 짠 망을 씌운 채 뉘어 놓은 것이었다. 17사울이 미갈에게 호통을 쳤다. “네가 왜 나를 속이고, 원수가 빠져 나가서 살아날 수 있게 하였느냐?” 그러자 미갈은, 다윗을 빠져 나가지 못하게 하였다가는 다윗이 자기를 죽였을 것이라고 사울에게 대답하였다. 18다윗은 그렇게 달아나서 살아난 다음에, 라마로 사무엘을 찾아가서, 그 동안 사울이 자기에게 한 일을 모두 이야기하였다. 그러자 사무엘은 곧 다윗을 데리고 나욧으로 가서 살았다. 19다윗이 라마의 나욧에 있다는 소식이 곧 사울에게 들어갔다. 20사울은 다윗을 잡아 오라고 부하들을 보냈다. 그들이 가서 보니, 예언자들 한 무리가 사무엘 앞에서 춤추고 소리치며, 예언을 하고 있었다. 그 순간 그 부하들에게도 하나님의 영이 내리니, 그들도 춤추고 소리치며, 예언을 하였다. 21사람들이 사울에게 이 소식을 알리니, 사울이 다른 부하들을 보냈으나, 그들도 춤추고 소리치면서, 예언을 하는 것이었다. 사울이 다시 세 번째로 부하들을 보내니, 그들도, 마찬가지로 춤추고 소리치면서, 예언을 하였다. 22드디어 사울이 직접 라마로 갔다. 그는 세구에 있는 큰 우물에 이르러, 사무엘과 다윗이 어디에 있는지를 물었다. 사람들은, 그 두 사람이 라마의 나욧에 있다고 대답하였다. 23사울이 거기에서 라마의 나욧으로 가는데, 그에게도 하나님의 영이 내려서, 그는 라마의 나욧에 이를 때까지 계속하여 춤추고 소리치며, 열광 상태에서 예언을 하며 걸어갔다. 24사무엘 앞에 이르러서는, 옷까지 벗어 버리고 춤추고 소리치면서 예언을 하고 나서, 그 날 하루 밤낮을 벗은 몸으로 쓰러져 있었다. (“사울도 예언자가 되었는가?” 하는 말이 여기에서 나왔다.)
사무엘기상 20
요나단이 다윗의 탈출을 도와 주다
1 다윗이 라마의 나욧에서 빠져 나와 집으로 돌아온 다음에, 요나단에게 따져 물었다. “내가 무슨 못할 일을 하였느냐? 내가 무슨 몹쓸 일이라도 하였느냐? 내가 자네의 아버님께 무슨 잘못을 저질렀기에, 아버님이 이토록 나의 목숨을 노리시느냐?” 2요나단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자네를 죽이시다니, 결코 그런 일은 없을 걸세. 내가 분명히 말하지만, 우리 아버지는 큰 일이든지 작은 일이든지, 나에게 알리지 않고서는 하시지를 않네. 그런데 우리 아버지가 이 일이라고 해서 나에게 숨기실 까닭이 무엇이겠는가? 그럴 리가 없네.” 3그러나 다윗은 맹세까지 하면서 말하였다. “자네가 나를 지극히 아낀다는 것은, 자네의 아버님도 잘 알고 계시지 않은가? 그렇기 때문에 이 일만은 자네에게 알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셨을 걸세. 자네가 알면 매우 슬퍼할 테니까 말일세. 주님께서 살아 계시니, 내가 자네에게 분명히 말하겠네. 나와 죽음 사이는 한 발짝밖에 되지 않네.” 4요나단이 다윗에게 제안하였다. “자네의 소원을 말해 보게. 자네를 돕는 일이면, 무엇이든지 하겠네.”
5 다윗이 요나단에게 대답하였다. “내일은 초하루일세. 내가 임금님과 함께 앉아서 식사를 해야 하는 날일세. 그러나 내가 외출을 할 수 있도록 주선하여 주게. 나가서 모레 저녁때까지 들녘에 숨어 있겠네. 6그랬다가 만일 자네의 아버님이 내가 왜 안 보이느냐고 물으시거든, 그 때 자네는, 내가 우리 고향 베들레헴으로 가서 온 가족과 함께 거기에서 매년제를 드릴 때가 되어, 급히 가 보아야 한다고, 말미를 달라고 해서, 허락해 주었다고 말씀드려 주게. 7그 때에 자네의 아버님이 잘 했다고 말씀하시면, 나에게 아무런 화가 미치지 않겠지만, 자네의 아버님이 화를 내시면, 나를 해치려고 결심하신 것으로 알겠네. 8자네는 이미 주님 앞에서 나와 가까운 친구로 지내기로 굳게 약속하였으니, 나에게 친구의 의리를 꼭 지켜 주게. 그러나 나에게 무슨 허물이 있다면, 자네가 직접 나를 죽이게. 나를 자네의 아버님께로 데려갈 까닭이 없지 않은가?” 9요나단이 대답하였다. “결코 그런 일은 없을 걸세. 우리 아버지가 자네를 해치려는 결심을 한 줄을 알고서야, 내가 어찌 그것을 자네에게 곧 알려 주지 않겠는가?” 10그러나 다윗은 요나단에게 물었다. “혹시 자네의 아버님이 자네에게 화를 내면서 대답하시면, 누가 그것을 나에게 알려 주겠는가?”
11 요나단이 다윗에게 말하였다. “자, 가세. 들로 나가세.” 둘은 함께 들로 나갔다. 12요나단이 다윗에게 약속하였다.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우리의 증인이시네. 내가 내일이나 모레 이맘때에 아버지의 뜻을 살펴보고, 자네에게 대하여 좋게 생각하신다면, 사람을 보내어 알리겠네. 13아버지가 자네를 해치려 한다는 것을 내가 알고도, 그것을 자네에게 알리지 않아서, 자네가 안전하게 피신하지 못하게 된다면, 주님께서 이 요나단에게 무슨 벌을 내리셔도 달게 받겠네. 주님께서 나의 아버지와 함께 계셨던 것처럼, 자네와도 함께 계시기를 바라네. 14그 대신 내가 살아 있는 동안은, 내가 주님의 인자하심을 누리며 살 수 있게 해주게. 내가 죽은 다음에라도, 15주님께서 자네 다윗의 원수들을 이 세상에서 다 없애 버리시는 날에라도, 나의 집안과 의리를 끊지 말고 지켜 주게.” 16그런 다음에 요나단은 다윗의 집안과 언약을 맺고 말하였다. “주님께서 다윗의 원수들에게 보복하여 주시기를 바라네.”
17 요나단은 다윗을 제 몸처럼 아끼는 터라, 다윗에게 다시 맹세하였다. 18요나단이 다윗에게 약속하였다. “내일은 초하루이니, 아버지가 자네의 자리가 빈 것을 보시면, 틀림없이, 자네가 왜 자리를 비웠는지 물으실 걸세. 19모레까지 기다리다가, 저번 일이 있었을 때에 숨었던 그 곳으로 내려가서, 에셀 바위 곁에 숨어 있게. 20그러면 내가, 연습삼아 어떤 표적을 놓고 활을 쏘는 것처럼, 그 바위 곁으로 화살을 세 번 쏘겠네. 21그런 다음에, 내가 데리고 있는 종을 보내어, 그 화살을 다 찾아오라고 말하겠네. 그 때에 내가 그 종에게 큰소리로 ‘너무 멀리 갔다. 이쪽으로 오면서 다 주워 오너라’ 하고 말하면, 주님께서 살아 계심을 걸고 맹세하겠네, 자네에게는 아무 일도 없을 것이니, 안심하고 나오게. 22그러나 내가 그 종에게 ‘아직 더 가야 된다. 화살은 더 먼 곳에 있다’ 하고 말하면, 주님께서 자네를 멀리 보내시는 것이니, 떠나가게. 23오직 우리가 함께 약속한 말에 대해서는, 주님께서 길이길이 자네와 나 사이에 증인이 되실 걸세.”
24이리하여 다윗은 들녘에 숨어 있었다. 초하루가 되었을 때에, 왕이 식사를 하려고 식탁에 앉았다. 25왕이 언제나 하듯이 벽을 등진 자리에 앉자, 요나단이 왕의 맞은쪽에 앉았고, 아브넬은 사울 곁에 앉았다. 다윗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26그런데도 그 날은, 사울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울은 다윗에게 뜻하지 않은 일이 생겨, 몸이 부정을 타서 아직 깨끗하여지지 않았는가 하고 생각하였다. 27그런데 초하루가 지난 다음날 곧 그 이튿날에도 다윗의 자리가 여전히 비어 있는 것을 보고, 사울이 자기 아들 요나단에게 물었다. “어째서 이새의 아들이 어제도 오늘도 식사하러 나오지 않느냐?” 28요나단이 사울에게 대답하였다. “다윗이 저에게 베들레헴에 다녀올 수 있도록 허락하여 달라고 간곡히 요청하였습니다. 29자기 집안이 베들레헴 성읍에서 제사를 드리는데, 자기 형이 다녀가라고 했다고 하면서, 제가 자기를 아낀다면 자기 형을 만나게 해 달라고, 저에게 간청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가 지금 임금님의 식탁에 나오지 못하였습니다.”
30 사울이 요나단에게 화를 내면서 소리쳤다. “이 패역무도한 계집의 자식아, 네가 이새의 아들과 단짝이 된 것을 내가 모를 줄 알았더냐? 그런 녀석과 단짝이 되다니, 너에게도 부끄러운 일이고 너를 낳은 네 어미를 발가벗기는 망신이 될 뿐이다. 31이새의 아들이 이 세상에 살아 있는 한은, 너도 안전하지 못하고, 너의 나라도 안전하지 못할 줄 알아라. 빨리 가서 그 녀석을 당장에 끌어 오너라. 그 녀석은 죽어야 마땅하다.” 32요나단이 자기 아버지 사울에게 “그가 무슨 못할 일을 하였기에 죽어야 합니까?” 하고 항의하니, 33그 순간, 사울이 요나단을 찔러 죽이려고 창을 뽑아 겨냥하였다. 그제서야 요나단은 자기 아버지가 다윗을 죽이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34요나단도 화가 치밀어 식탁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요나단은 자기 아버지가 다윗을 모욕한 것이 가슴 아파서, 그 달의 이틀째가 되던 그 날은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35그 다음날 아침에 요나단은 어린 종을 하나 데리고 들녘으로 나가서, 다윗과 약속한 장소로 갔다. 36거기에서 요나단은 자기가 데리고 온 어린 종에게 “너는 막 달려가서 내가 지금 쏘는 화살을 주워 오너라!” 하고 시켰다. 어린 종이 달려가자, 요나단은 그의 머리 위로 화살을 쏘았다. 37요나단이 쏜 화살이 떨어진 곳으로 그 어린 종이 달려가자, 요나단이 그의 뒤에다 대고 소리쳤다. “아직도 덜 갔다! 화살이 더 먼 곳에 있지 않느냐?” 38요나단이 그 소년의 뒤에다 대고 계속 소리쳤다. “빨리 빨리! 서 있지 말고 빨리 달려!” 요나단의 어린 종은 화살을 주워다가 자기 상전에게 바쳤다. 39그러나 그 어린 종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하였다. 요나단과 다윗만이 그 일을 알았다. 40그런 다음에 요나단은 데리고 왔던 그 어린 종에게 자기의 무기를 주면서, 그것을 들고 성읍 안으로 들어가라고 말하였다. 41그 어린 종이 성읍 안으로 들어가니, 다윗이 그 숨어 있던 바위 곁에서 일어나, 얼굴을 땅에 대면서 세 번 큰 절을 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 끌어안고 함께 울었는데, 다윗이 더 서럽게 울었다.
42그러자 요나단이 다윗에게 말하였다. “잘 가게. 우리가 서로 주님의 이름을 걸고 맹세한 것은 잊지 않도록 하세. 주님께서 나와 자네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나의 자손과 자네의 자손 사이에서도, 길이길이 그 증인이 되실 걸세.” 다윗은 일어나 길을 떠났고, 요나단은 성 안으로 들어갔다.
사무엘기상 21
다윗이 사울을 피하여 도망가다
1 다윗은 놉으로 가서 제사장 아히멜렉에게 이르렀다. 아히멜렉이 떨면서 나와서, 다윗을 맞으며 물었다. “동행자도 없이 어떻게 혼자 오셨습니까?” 2다윗이 제사장 아히멜렉에게 대답하였다. “나는 임금님의 명령을 띠고 길을 떠났습니다. 임금님이 나에게 임무를 맡기면서 부탁하시기를, 나에게 맡기신 임무를 어느 누구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부하들과는 약속된 곳에서 만나기로 하였습니다. 3그런데 지금 제사장님이 혹시 무엇이든 가까이 가지신 것이 좀 없습니까? 빵 다섯 덩이가 있으면 저에게 주십시오. 그렇게 안 되면, 있는 대로라도 주십시오.” 4그러자 제사장이 다윗에게 말하였다. “지금 보통 빵은 내게 없고, 있는 것은 거룩한 빵뿐입니다. 그 젊은이들이 여자만 가까이하지 않았다면, 줄 수가 있습니다.” 5다윗이 제사장에게 말하였다. “원정 길에 오를 때에 늘 그렇게 하듯이, 이번에도 우리는 이삼일 전부터 여자와 가까이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이번 출정이 보통의 사명을 띤 길이기는 하지만, 제가 출정할 때에 이미 부하들의 몸은 정결했습니다. 그러니 오늘쯤은 그들의 몸이 얼마나 더 정결하겠습니까?” 6제사장은 그에게 거룩한 빵을 주었다. 주님 앞에 차려 놓은 빵 말고는, 다른 빵이 달리 더 없었기 때문이다. 그 빵은 새로 만든 뜨거운 빵을 차려 놓으면서, 주님 앞에서 물려 낸 것이었다.
7(그런데 바로 그 날 사울의 신하 가운데 한 사람이 그 곳에 있었는데, 그는 주님 앞에서 하여야 할 일이 있어서 거기에 머물러 있었다. 그의 이름은 도엑인데, 에돔 사람으로서 사울의 목자 가운데서 우두머리였다.)
8 다윗이 아히멜렉에게 또 한 가지를 물었다. “제사장님은 지금 혹시 창이나 칼을 가지고 계신 것이 없습니까? 저는 임금님의 명령이 너무도 급하여서, 나의 칼이나 무기를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9제사장이 대답하였다. “그대가 엘라 골짜기에서 쳐죽인 블레셋 사람 골리앗의 칼을, 보자기에 싸서 여기 에봇 뒤에 두었습니다. 여기에 이것 말고는 다른 칼이 없으니, 이 칼을 가지고 싶으면 가지십시오.” 다윗이 말하였다. “그만한 것이 어디에 또 있겠습니까? 그것을 나에게 주십시오.”
블레셋 족속에게 망명한 다윗
10 다윗이 거기를 떠나, 그 날로 사울에게서 도망하여, 가드 왕 아기스에게로 갔다. 11아기스의 신하들이 왕에게 보고하였다. “이 사람은 분명히 저 나라의 왕 다윗입니다. 이 사람을 두고서, 저 나라의 백성이 춤을 추며, 이렇게 노래하였습니다.
‘사울은 수천 명을 죽이고,
다윗은 수만 명을 죽였다.’”
12 다윗은 이 말을 듣고 가슴이 뜨끔했다. 그는 가드 왕 아기스 옆에 있는 것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3그래서 그는 그들이 보는 앞에서는 미친 척을 하였다. 그들에게 잡혀 있는 동안 그는 미친 사람처럼 행동하여 성문 문짝 위에 아무렇게나 글자를 긁적거리기도 하고, 수염에 침을 질질 흘리기도 하였다. 14그러자 아기스가 신하들에게 소리쳤다. “아니, 미친 녀석이 아니냐? 왜 저런 자를 나에게 끌어 왔느냐? 15나에게 미치광이가 부족해서 저런 자까지 데려다가 내 앞에서 미친 짓을 하게 하느냐? 왕궁에 저런 자까지 들어와 있어야 하느냐?”
사무엘기상 22
사울이 놉의 제사장들을 학살하다
1 다윗은 거기에서 떠나, 아둘람 굴 속으로 몸을 피하였다. 그러자 형들과 온 집안이 그 소식을 듣고, 그 곳으로 내려가, 그에게 이르렀다. 2그들뿐만이 아니라, 압제를 받는 사람들과 빚에 시달리는 사람들과 원통하고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들도, 모두 다윗의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이렇게 해서 다윗은 그들의 우두머리가 되었는데, 사백여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그를 따랐다. 3다윗은 거기에서 모압의 미스바로 가서 모압 왕에게 간청하였다.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하나님이 나에게 알려 주실 때까지, 나의 부모가 이 곳으로 들어와 임금님과 함께 머물도록 허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4그리하여 다윗은 자기의 부모를 모압 왕에게 부탁하였다. 다윗이 산성에 머물러 있는 동안에, 다윗의 부모는 모압 왕과 함께 살았다. 5그 때에 갓이라는 예언자가 다윗에게, 그 산성에 머물러 있지 말고 어서 유다 땅으로 들어가라고 재촉하였다. 그래서 다윗은 그 곳을 떠나서, 헤렛 숲으로 들어갔다.
6하루는 사울이 기브아 산등성이의 에셀 나무 아래에서 창을 들고 앉아 있었다. 그의 신하들은 모두 그의 곁에 둘러 서 있었다. 거기에서 사울은 다윗이 부하들을 거느리고 나타났다는 말을 들었다. 7사울이 둘러 서 있는 신하들에게 호통을 쳤다. “이 베냐민 사람들아, 똑똑히 들어라. 이새의 아들이 너희 모두에게 밭과 포도원을 나누어 주고, 너희를 모두 천부장이나 백부장으로 삼을 줄 아느냐? 8그래서 너희가 모두 나를 뒤엎으려고 음모를 꾸몄더냐? 내 아들이 이새의 아들과 맹약하였을 때에도, 그것을 나에게 귀띔해 준 자가 하나도 없었다. 또 내 아들이 오늘 나의 신하 하나를 부추겨서 나를 죽이려고 매복시켰는데도, 너희들 가운데는 나를 염려하여 그것을 나에게 미리 귀띔해 준 자가 하나도 없었다.”
9바로 그 때에 사울의 신하들 가운데 끼여 있던 에돔 사람 도엑이 나서서 보고하였다. “제가 이새의 아들을 보았습니다. 그가 놉으로 와서 아히둡의 아들 아히멜렉과 만날 때였습니다. 10그 때에 아히멜렉이, 다윗이 해야 할 일을 주님께 여쭈어 보고 나서, 그에게 먹을 것도 주고, 블레셋 사람 골리앗의 칼도 주었습니다.” 11그러자 왕은 아히둡의 아들 제사장 아히멜렉은 물론, 놉에 있는 그의 집안 제사장들을 모두 불러들였다. 그리하여 그들이 모두 왕에게로 나아왔다. 12사울이 호통을 쳤다. “아히둡의 아들은 똑똑히 들어라!” 아히멜렉이 대답하였다. “임금님, 말씀하십시오!” 13사울이 그를 꾸짖었다. “네가 왜 이새의 아들과 함께 공모하여 나에게 맞서려고 하였느냐? 네가 왜 그에게 빵과 칼을 주고, 왜 그가 하여야 할 일을 하나님께 물어서, 그가 오늘날과 같이 일어나서 나를 죽이려고 매복하도록 하였느냐?”
14그러자 아히멜렉이 왕에게 대답하였다. “임금님의 모든 신하들 가운데서 다윗만큼 믿을 만한 사람이 누구입니까? 더구나 그는 임금님의 사위인 동시에 경호실장이며, 이 궁중에서 매우 존귀한 사람이 아닙니까? 15그가 할 일을 하나님께 여쭙는 일을, 제가 오늘에 와서 처음으로 시작한 것입니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임금님은 이 종이나 이 종의 온 집안에 아무 허물도 돌리지 말아 주십시오. 이 종은 이런 일은 전혀 아는 바가 없습니다.” 16그런데도 왕은 이런 선언을 내렸다. “아히멜렉은 들어라. 너는 어쨌든 너의 온 집안과 함께 죽어 마땅하다.” 17그리고 왕은 자기 곁에 둘러 서 있던 호위병들에게 명령하였다. “너희는 당장 달려들어 주님의 제사장들을 죽여라. 그들은 다윗과 손을 잡고 공모하였으며, 다윗이 도망하는 줄 알았으면서도 나에게 귀띔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왕의 신하들은 손을 들어 주님의 제사장들을 살해하기를 꺼렸다. 18그러자 왕이 도엑에게 명하였다. “네가 달려들어서 저 제사장들을 죽여라.” 그러자 에돔 사람 도엑이 서슴없이 달려들어서 그 제사장들을 죽였는데, 그가 그 날 죽인 사람은 모시 에봇을 입은 제사장만도 여든다섯 명이나 되었다. 19사울은 제사장들이 살던 성읍 놉에까지 가서, 주민을 다 칼로 쳐죽였다. 그는 남자와 여자, 어린이와 젖먹이, 소 떼나 나귀 떼나 양 떼를 가리지 않고, 모두 칼로 쳐서 죽였다.
20 아히둡의 손자이며 아히멜렉의 아들인 아비아달은, 거기서 피하여 다윗에게로 도망하였다. 21아비아달은 다윗에게, 사울이 주님의 제사장들을 몰살시켰다는 소식을 전하였다. 22다윗이 아비아달에게 말하였다. “그 날 내가 에돔 사람 도엑을 거기에서 보고서, 그가 틀림없이 사울에게 고자질하겠다는 것을 그 때에 이미 짐작하였소. 제사장의 집안이 몰살당한 것은, 바로 내가 책임져야 하오. 23이제 두려워하지 말고, 나와 함께 지냅시다. 이제 나의 목숨을 노리는 사람이 바로 당신의 목숨을 노리는 사람이기도 하니, 나와 함께 있으면 안전할 것이오.”
사무엘기상 23
다윗이 그일라 주민을 구출하다
1 다윗은, 블레셋 사람이 그일라를 치고, 타작한 곡식을 마구 약탈하여 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2그래서 다윗은 주님께 여쭈었다. “내가 출전하여 이 블레셋 사람을 쳐도 되겠습니까?” 그러자 주님께서 다윗에게 허락하셨다. “그렇게 하여라. 어서 출전하여 블레셋 족속을 치고, 그일라를 구해 주도록 하여라.” 3그러나 다윗의 부하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우리는 여기 유다에서도 이미 가슴을 졸이며 살고 있는데, 우리가 그일라로 출전하여 블레셋 병력과 마주친다면, 얼마나 더 위험하겠습니까?” 4다윗이 주님께 다시 여쭈어 보았다. 그런데도 주님께서는 똑같이 대답하셨다. “너는 어서 그일라로 가거라. 내가 블레셋 족속을 너의 손에 넘겨 주겠다.” 5그래서 다윗이 그일라로 출전하여 블레셋 사람과 싸웠다. 결국 그들을 쳐서 크게 무찔렀으며, 블레셋 사람의 집짐승들을 전리품으로 몰아 왔다. 다윗은 이렇게 그일라 주민을 구원해 주었다.
6(아히멜렉의 아들 아비아달은 그일라에 있는 다윗에게로 도망할 때에 에봇을 가지고 갔었다.)
7한편 다윗이 그일라에 들어왔다는 소식이 사울에게 전해지니, 사울이 외쳤다. “이제는 하나님이 그 자를 나의 손에 넘겨 주셨다. 성문과 빗장이 있는 성읍으로 들어갔으니, 독 안에 든 쥐다.” 8그래서 사울은 군대를 소집하여, 그일라로 내려가서 다윗과 그의 부하들을 포위하게 하였다. 9다윗은 사울이 자기를 해치려고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 제사장 아비아달에게 에봇을 가져오게 하였다. 10다윗이 하나님께 아뢰었다.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 사울이 나를 잡으려고 그일라로 와서 이 성읍을 멸망시키기로 결심하였다는 소식을, 이 종이 확실하게 들었습니다. 11그일라 주민이 나를 사울의 손에 넘겨 주겠습니까? 이 종이 들은 소문 그대로 사울이 내려오겠습니까?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 이 종에게 대답하여 주십시오.” 주님께서 대답하셨다. “그가 내려올 것이다.” 12다윗이 다시 한 번 여쭈었다. “그일라 주민이 정말로 나를 나의 부하들과 함께 사울의 손에 넘겨 주겠습니까?” 주님께서 대답하셨다. “넘겨 줄 것이다.” 13그래서 다윗은 육백 명쯤 되는 부하를 거느리고, 그일라에서 벗어나 떠돌아다녔다. 다윗이 그일라에서 빠져 나갔다는 소식이 사울에게 알려지니, 사울은 출동하려다가 그만두었다.
다윗이 산성으로 피하다
14그리하여 다윗은 광야의 산성을 찾아다니며 숨어서 살았다. 그는 바로 십 광야의 산간지역에서 살았다. 그 동안 사울은 날마다 다윗을 찾았지만, 하나님이 다윗을 사울의 손에 넘겨 주지 않으셨다. 15그래서 사울이 다윗의 목숨을 노리고 출동할 때마다, 다윗이 그것을 다 알고서 피하였다.
다윗이 십 광야의 호레스에 있을 때에, 16사울의 아들 요나단이 호레스로 다윗을 찾아와서, 하나님을 굳게 의지하도록 격려하였다. 17그는 다윗에게 말하였다. “전혀 두려워하지 말게. 자네를 해치려는 나의 아버지 사울의 세력이 자네에게 미치지 못할 걸세. 자네는 반드시 이스라엘의 왕이 될 걸세. 나는 자네의 버금가는 자리에 앉고 싶네. 이것은 나의 아버지 사울도 아시는 일일세.” 18이리하여 이 두 사람은 다시 주님 앞에서 우정의 언약을 맺었다. 그리고 다윗은 계속 호레스에 머물렀으나, 요나단은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19 십 사람 몇이 기브아로 사울을 찾아 올라가서 밀고하였다. “다윗은 분명히, 우리가 있는 호레스 산성 속에 숨어 있습니다. 바로 여시몬 남쪽에 있는 하길라 산 속에 숨어 있습니다. 20임금님이 지금 당장 내려가기를 원하신다면, 그렇게 하시기 바랍니다. 그를 잡아서 임금님의 손에 넘기는 일은, 저희가 맡아서 하겠습니다.” 21사울이 말하였다. “당신들이 나를 생각하여 그토록 정성을 보였으니, 주님이 주시는 복을 받기를 바라오. 22당신들은 가서 빈틈없이 준비하시오. 그 자가 도망다니는 곳이 어디이며, 누가 어디서 그 자를 보았는지, 자세히 알아보시오. 내가 듣는 바로는, 그는 매우 교활하오. 23당신들은 그가 숨을 만한 모든 은신처를 자세히 살펴본 다음에, 틀림없는 정보를 가지고 나를 찾아오시오. 그러면 내가 당신들과 함께 가겠소. 그가 이 나라 안에 있기만 하면, 내가 유다의 마을들을 남김없이 다 뒤져서라도 그를 찾아내고야 말겠소.”
24이리하여 그들이 일어나 사울보다 먼저 십 광야로 떠나갔다. 이 때에 다윗과 그의 부하들은, 여시몬 남쪽의 아라바에 있는 마온 광야에 있었다. 25사울도 부하들을 거느리고 다윗을 찾아 나섰다. 누가 이 사실을 다윗에게 알려 주니, 그가 마온 광야에 있는 바위로 내려갔다. 사울이 이 소식을 듣고, 곧 마온 광야로 가서 다윗을 추격하였다. 26이리하여 사울은 산 이쪽에서 쫓아가고, 다윗과 그의 부하들은 산 저쪽에서 도망하게 되었다. 이렇게 다윗은 사울을 피하여 급히 도망하고, 사울과 그의 부하들은 다윗과 그의 부하들을 잡으려고 포위를 하는데, 27갑자기 전령 한 사람이 사울에게 와서, 블레셋 족속이 쳐들어왔으니, 어서 돌아가야 한다고 보고하였다. 28사울은 다윗을 추격하다 말고 돌아가서, 블레셋 족속을 맞아 싸우러 나갔다. 그리하여 그 곳 이름을 셀라하마느곳이라고 부른다.
다윗이 사울을 살려 주다
29 다윗은 엔게디 산성에 올라가 거기에 머물러 있었다.
사무엘기상 24
1 블레셋 사람과 싸우고 돌아온 사울은, 다윗이 엔게디 광야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2온 이스라엘에서 삼천 명을 뽑아 거느리고, 다윗과 그의 부하들을 찾으러 ‘들염소 바위’ 쪽으로 갔다. 3사울이 길 옆에 양 우리가 많은 곳에 이르렀는데, 그 곳에 굴이 하나 있었다. 사울이 뒤를 보려고 그리로 들어갔는데, 그 굴의 안쪽 깊은 곳에 다윗과 그의 부하들이 숨어 있었다. 4다윗의 부하들이 그에게 말하였다. “드디어 주님께서 대장님에게 약속하신 바로 그 날이 왔습니다. ‘내가 너의 원수를 너의 손에 넘겨 줄 것이니, 네가 마음대로 그를 처치하여라’ 하신 바로 그 날이 되었습니다.” 다윗이 일어나서 사울의 겉옷자락을 몰래 잘랐다. 5다윗은 자기가 사울의 겉옷자락만을 자른 것 뿐인데도 곧 양심에 가책을 받게 되었다. 6그래서 다윗은 자기 부하들에게 타일렀다. “내가 감히 손을 들어, 주님께서 기름부어 세우신 우리의 임금님을 치겠느냐? 주님께서 내가 그런 일을 하지 못하도록 나를 막아 주시기를 바란다. 왕은 바로 주님께서 기름부어 세우신 분이기 때문이다.” 7다윗은 이런 말로 자기의 부하들을 타이르고, 그들이 일어나 사울을 치지 못하게 하였다.
마침내 사울이 일어나서 굴 속에서 나가 길을 걸어갔다. 8다윗도 일어나 굴 속에서 밖으로 나가서, 사울의 뒤에다 대고 외쳤다. “임금님, 임금님!” 사울이 뒤를 돌아다보자, 다윗이 땅에 엎드려 절을 하였다. 9그런 다음에, 다윗이 사울에게 말하였다. “임금님은 어찌하여, 다윗이 왕을 해치려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말만 들으십니까? 10보십시오, 주님께서 오늘 저 굴 속에서 임금님을 나의 손에 넘겨 주셨다는 사실을, 이제 여기에서 직접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임금님을 살려 보내지 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나는 임금님을 아꼈습니다. 절대로, 손을 들어 우리의 임금님을 치지 않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임금님은 바로 주님께서 기름부어 세우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11아버지, 지금 내가 들고 있는 임금님의 겉옷자락을 보십시오. 내가 이 겉옷자락만 자르고, 임금님께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이것을 보시면, 나의 손에 악이나 죄가 없으며, 임금님께 반역하거나 잘못한 일이 없다는 것도 아실 것입니다. 그런데도 임금님은 나를 죽이려고, 찾아다니십니다. 12이제는 주님께서, 나와 임금님 사이에서 재판관이 되시고, 나의 억울한 것을 주님께서 직접 풀어 주시기 바라겠습니다. 나의 손으로는 직접 임금님께 해를 끼치지 않겠습니다. 13옛날 속담에 ‘악인에게서 악이 나온다’ 하였으니, 나의 손으로는 임금님을 해치지 않겠습니다. 14이스라엘의 임금님은 누구를 잡으려고 이렇게 나오셨습니까? 임금님이 누구를 잡으려고 쫓아다니십니까? 한 마리 죽은 개를 쫓아다니십니까? 한 마리 벼룩을 쫓아다니십니까? 15그러므로 주님께서 재판관이 되셔서, 나와 임금님 사이를 판결하여 주시기를 빌겠습니다. 주님께서 굽어보시고 나의 억울함을 판결하여 주시며, 나를 임금님의 손에서 건져 주시기를 빌겠습니다.”
16 다윗이 말을 끝마치자, 사울은 “나의 아들 다윗아, 이것이 정말 너의 목소리냐?” 하고 말하면서, 목놓아 울었다. 17사울이 다윗에게 말하였다. “나는 너를 괴롭혔는데, 너는 내게 이렇게 잘 해주었으니, 네가 나보다 의로운 사람이다. 18주님께서 나를 네 손에 넘겨 주셨으나, 너는 나를 죽이지 않았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오늘 너는, 네가 나를 얼마나 끔찍히 생각하는지를 내게 보여 주었다. 19도대체 누가 자기의 원수를 붙잡고서도 무사히 제 길을 가도록 놓아 보내겠느냐? 네가 오늘 내게 이렇게 잘 해주었으니, 주님께서 너에게 선으로 갚아 주시기 바란다. 20나도 분명히 안다. 너는 틀림없이 왕이 될 것이고, 이스라엘 나라가 네 손에서 굳게 설 것이다. 21그러므로 너는 이제 주님의 이름으로 내게 맹세하여라. 너는 내 자손을 멸절시키지도 않고, 내 이름을 내 아버지의 집안에서 지워 버리지도 않겠다고, 내게 맹세하여라.” 22다윗이 사울에게 그대로 맹세하였다. 사울은 자기의 왕궁으로 돌아갔고, 다윗과 그의 부하들은 산성으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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