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2년 8월 29일, 존 로크(John Locke, 1632–1704) 출생, "제아무리 모두가 정통 신앙을 (각자에게는 자신의 신앙이 정통일 것이므로) 크게 자랑한다 해도 그들이 내세우는 이러저러한 주장들은 그리스도가 세운 교회의 표식이 아니라, 인간이 권력과 지배를 둘러싸고 경쟁함을 보여 주는 것일 수 있습니다."

8월 29일 “존 로크, 정통신앙을 자랑한다 해도 자비와 온순과 호의를 결여하고 있다면” 

오늘은 존 로크(John Locke, 1632–1704)가 태어난 날입니다. 1632년 8월 29일, 존 로크는 잉글랜드 섬머셋셔(Somersetshire)의 작은 마을에서 출생했습니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수학한 로크는 샤프츠베리의 백작인 애슐리 쿠퍼 경(Lord Asley Cooper, Earl of Shaftebury)의 간 종양을 치료준 것을 계기로 정치에 참여하게 됩니다. 애슐리 경은 휘그당의 지도자였는데, 휘그당(Whig Party)은 로마교도인 요크 경 제임스(후에 제임스 2세)가 왕위를 승계하는 것을 반대했습니다. 애슐리 경이 추진한 왕의 암살 음모가 실패로 끝나자, 로크는 네덜란드로 망명했습니다. 그는 망명 전 휘그당의 입장을 지지하기 위해 『통치론』(Two Treatises of Government)을 집필했는데, 이 저서는 근대 정치철학의 교과서로 불립니다. 『통치론』에서 로크는, 전제정치에 대한 국민의 저항권과 통치자의 소환을 역설했습니다. 그는 자연법과 사회계약론, 권력 분립론 등을 주장하며 통치자가 개인의 소유와 자유, 국가의 평화 상태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로크는 전제적 국가 권력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권력을 상이한 기관에 속하게 하는 권력 분립, 즉 입법부와 행정부의 권력 분립을 주장했다. 입법부는 최고의 권력기관이지만, 법을 만드는 사람이 스스로 그것을 집행해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행정부가 따로 기능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런 로크의 권력분립론은 나중에 몽테스키외의 삼권 분립론에 영향을 끼쳤다. 로크가 주장하는 권력 분립론이나 왕의 소환권, 국민의 저항권은 따지고 보면 로크의 독창적인 생각이라기보다 왕권과 의회파 사이의 갈등을 담은 잉글랜드 역사를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다.[이동희, 『역사를 바꾼 종교개혁가들』 (서울: 지식의 숲, 2013), 375-76.]

로크는 탁월한 정치 사상가이자 철학자였지만, 신학에 있어서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그는 예수님이 다른 사람들보다 월등하게 도덕적으로 탁월하기 때문에 하나님의 아들이었다고 믿었습니다. 로크가 초자연적 계시를 부인한 것은 아닙니다. 이것을 이해하는 데 이성에 지나친 무게중심을 둔 것이 문제였던 것입니다. 전수된 계시와 본래의 계시를 구분한 로크는 만일 본유관념이 이성으로만 이해된다면, 모든 지식은 본유적이라고 불릴 수 있다고 지적했는데, 이는 옳지 않습니다. 죄인은 스스로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 이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통신학의 관점에서 로크는 이신론자(理神論者)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그의 가르침 중 ‘관용’은 여전히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교리를 믿지만, 교리적으로 살지 않는 우리는 로크에게서 배울 바가 많은 것입니다. 전통적인 신앙고백의 테두리 안에 살면서도 추레한 인격과 무례함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무언가 문제가 있습니다. 나도 그 속에 있음을 인정합니다. 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요.

제아무리 모두가 정통 신앙을 (각자에게는 자신의 신앙이 정통일 것이므로) 크게 자랑한다 해도 그들이 내세우는 이러저러한 주장들은 그리스도가 세운 교회의 표식이 아니라, 인간이 권력과 지배를 둘러싸고 경쟁함을 보여 주는 것일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누군가 소유하고 있어도, 만약 자비와 온순과 호의를 세상 모든 사람은커녕, 같은 그리스도교 신앙을 고백하는 사람들에게 조차 결여하고 있다면, 그 사람은 아직 그리스도인이 아닙니다.[John Locke, Epistola de Tolerantia, 공진성 역, 『관용에 관한 편지』 (서울: 책세상, 200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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