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5년 11월 26일, 길선주(吉善宙, 1869-1935) 별세, "예수도에 대한 7년 동안의 탐구과정을 거쳐 회심의 체험"

11월 26일 “길선주, 우리 목자의 과실로 인하여 망한 심령은 얼마나 되겠습니까?”

오늘은 길선주(吉善宙, 1869-1935)가 별세한 날입니다. 1935년 11월 26일 오전 9시 30분, 길선주 목사는 평안도 강서군 방차면에서 숨을 거두었습니다. 고창교회에서 부흥회 인도 중 뇌일혈로 쓰러진지 26시간만의 일이었습니다. 평안남도 안주에서 출생한 그는 구도심이 특별하여 선도 수련에 힘쓰던 중 의형제 김종섭의 전도를 받게 되었습니다. 길선주는 완고하게 복음을 거부했으나, 김종섭의 변화된 삶과 『장원양우상론』과 같은 전도책자는 그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1896년 가을 깊은 밤에 있었던 일에 관해 길선주가 데이비스에게 직접 전한 내용은 길선주의 회심에 관한 최초의 기록이다. 데이비스는 길선주가 예수도에 대한 7년 동안의 탐구과정을 거쳐 회심의 체험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자고 있을 때 누군가가 나의 이름을 부르고 있는 듯한 소리가 내 귀에 쟁쟁하게 들려 그만 갑자기 잠이 깨었습니다. ‘길선주야! 길선주야!’ 부르는 소리가 두 번 반복되는 것을 듣고 이것이 나의 아버지, 하나님의 음성이라는 사실을 마음으로 깨달았습니다. 이때까지 나는 두려움과 떨림과 눈물로 기도해 왔습니다. 전에는 구원의 확신 없이 단지 자신이 죄인임을 알게 되었을 뿐입니다. 한순간 나는 자신이 구원받은 죄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을 소리 높여 찬양했고 ‘아버지 하나님! 아버지 하나님!’ 부르짖으며 울었습니다. 바로 그 순간 제가 불공을 드릴 때는 한 번도 발견하지 못했던 영혼의 파도가 밀려왔으며, 영광스러운 구원의 확신이 찾아왔습니다.”[허호익, 『길선주 목사의 목회와 신학사상』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09), 54.]

우리나라 최초의 장로교 목사 7인 중 한 명이었던 길선주는 60여 개의 교회를 설립하고, 3,000명가량의 사람들에게 세례를 주었습니다. 그는 3·1 운동 때 민족대표 33인 중 한 사람으로서 독립선언문에 서명했고 이로 인해 구금되기도 했습니다. 한국초기기독교를 논할 때 길선주를 말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그는 큰 지도자입니다. 그러나 그가 성경을 사랑했던 사람이었음을 간과하지 맙시다. 길선주는 기도의 사람이었을 뿐 아니라 요한계시록을 1만독(讀)하고 성경 이곳저곳을 자유롭게 암송했던 말씀의 사람이었습니다. 나의 서재에는 수천 권의 책이 꽂혀 있습니다. 하지만 탄탄한 성경사랑이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이 모든 지식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아담과 하와가 일시에 범죄하였지만 그 죄의 결과가 인류 역사에 영향을 미친 것처럼, 목사 한 사람이 실수하면 그 영향은 전 교회를 망하게 하는 것입니다. 유럽 대전란 때에 독일은 적군의 장교를 목표로 사격하는 전술을 써서 연합군 측에서는 3천 2백 명의 장교를 잃어 패전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새신자 수백 명이 타락하는 것보다 목사 한 사람이 타락하는 것이 더 큰 영향을 끼칩니다……다윗 왕이 요압의 간언을 받아들이지 않고, 국민의 수효를 조사한 죄로 인하여 전 이스라엘 민족이 대신 벌을 받아 3일 동안 7만 명이라는 많은 인명이 살해되었습니다……우리 목자의 과실로 인하여 망한 심령은 얼마나 되겠습니까? 한 청년 교인이 총회를 구경하고 돌아가서는 교회에 나오지 않기에 그 이유를 물은즉, 총회에 가 보고 예수 믿을 마음이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평신도 중에는 노회나 총회를 성회로 알고 우러러보다가……낙망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니 어찌 우리의 일거일동을 조심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최현, 『한국 신앙의 거성』 (서울: 한국문서선교회, 2003), 102-104. “길선주 목사”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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