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장 (출애굽기 29장)

“너는 아론과 그의 아들들을 회막 문으로 데려다가 물로 씻기고” (출애굽기 29:4)

출애굽기 29장은 제세장 위임식을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론과 그의 아들들이 제사장으로 세워지는 것을 보며, 우리의 영원한 대제사장 되신 예수님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인간 제사장과 어떻게 다릅니까? 그분 역시 본문에 등장하는 제사장과 같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분은 죄가 없으신 하나님의 독생자이십니다. 그러므로 속죄제를 드릴 필요가 없고, 물두멍에서 씻을 이유도 없습니다. 그분은 하나님과 죄인 사이에 설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유일한 중보자요, 대제사장이십니다.

“그는 저 대제사장들이 먼저 자기 죄를 위하고 다음에 백성의 죄를 위하여 날마다 제사 드리는 것과 같이 할 필요가 없으니 이는 그가 단번에 자기를 드려 이루셨음이라” (히브리서 7:26)

또한 우리는 아론과 그의 아들들의 제사장 위임식을 보며 신자 역시 제사장으로 세워졌음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종교개혁자들이 천명한 “만인제사장”의 교리는 새로운 사상이 아닙니다.

“그의 아버지 하나님을 위하여 우리를 나라와 제사장으로 삼으신 그에게 영광과 능력이 세세토록 있기를 원하노라 아멘” (요한계시록 1:6)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32문이 말하는 것처럼,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성도는, 제사장으로서 자신을 감사의 산 제물로 주님께 드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 (베드로전서 2:9) 그러나 출애굽기 29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살펴보아야 할 것은 바로 제사장의 기름부음입니다. 7절에서 말하고 있는 이 장면을 시편 133편은 자세히 묘사하고 있습니다.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머리에 있는 보배로운 기름이 수염 곧 아론의 수염에 흘러서 그의 옷깃까지 내림 같고 헐몬의 이슬이 시온의 산들에 내림 같도다 거기서 여호와께서 복을 명령하셨나니 곧 영생이로다”

제사장의 머리에 부어진 관유는 수염과 옷깃을 지나 온 몸을 적십니다. 이 기름은 제사장의 흉패와 에봇에도 흐릅니다. 제사장의 가슴에 있는 보석 위에는 이스라엘 열두 지파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제사장이 기름부음을 받으면 이 기름은 이스라엘 각 지파를 적셔, 그들을 거룩하게 합니다. 존 오웬(1616-1683)은 이를 이렇게 표현합니다.

“사랑은 먼저 그리스도에게 부어지고 이어서 그리스도로부터 헐몬의 이슬처럼 성도의 영혼에 부어집니다. 하나님 아버지는 그리스도가 ‘만물의 으뜸’이 되게 하시고(골 1:18), 모든 충만이 예수 안에 거하게 하셨습니다. 우리가 다 그리스도의 충만한 데서 받아 은혜 위에 은혜가 되게 하신 것입니다(요 1:16). 아버지의 기뻐하시는 뜻에 따른 사랑은 순전히 하나님의 은혜와 뜻에 기초한 것이지만, 그 성취는 오직 그리스도 안에서만 계획되어 있습니다. 사랑의 모든 열매는 먼저 그리스도에게 주어지며 그 열매들이 우리에게 분배되는 일은 오직 그리스도에게 달려 있습니다. 성도는 아버지의 품 속에서 무한한 바다와 같은 사랑을 참으로 보게 되지만 그리스도를 통해 오지 않는 것은 한 방울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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