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년 8월 28일, 아우렐리우스 아우구스티누스(Aurelius Augustinus, 354-430) 별세

8월 28일 “아우구스티누스, 즐김의 진정한 대상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시다.”

오늘은 아우렐리우스 아우구스티누스(Aurelius Augustinus, 354-430)가 별세한 날입니다. 430년 8월 28일, 아우구스티누스는 열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마지막까지 참회의 시편들을 벽에 붙여놓고 읽으며 회개했다고 합니다. 타가스테(Thagaste)에서 태어나 수사학 교수로 활동하던 아우구스티누스는 정욕의 노예로 지내며 구도의 길을 걷다가 극적인 회심을 경험한 후 밀라노에서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는 어머니와 아들과 사별한 후, 조용히 수도원 생활을 하기 원했으나, 391년에 장로로 서품을 받고, 395년에는 부주교로, 이듬해에는 히포의 주교로 세워졌습니다. 종교개혁에 큰 영향을 끼쳤던 아우구스티누스는 자신의 죄인 됨을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우리 집 소유의 포도원 가까이에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배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습니다. 그 배나무에 달려 있는 배의 색깔이 고혹적인 것도 아니었고, 또한 그 맛도 좋은 것이 아니어서 그 누구도 따먹으려는 유혹을 받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늦은 밤 – 우리가 지닌 나쁜 습관대로, 밤늦은 시간까지 길거리에서 빈둥거리며 오래도록 놀고 있었는데 – 나도 끼어들어 있는 한 떼의 젊은 불한당들이 이 배나무를 흔들어 거기 달려 있는 배를 몽땅 훔쳐갔습니다. 우리는 그 많은 배를 도둑질해서는 우리 자신이 먹는 것이 아니라 돼지우리에 몽땅 쏟아 부었습니다. 우리는 그중에서 겨우 몇 개만 맛을 보았을 뿐입니다. 이러한 행위는 우리를 더욱 더 기쁘게 해주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일은 금지된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오, 하나님! 그러한 것이 나의 마음에 있었습니다……나는 그러한 일을 좋아했습니다. 나는 나 자신의 파멸을 사랑했습니다.[Albert Cook Outler ed., Confessions and Enchiridion, 원성현·조용석·백충현 역, 『기독교고전총서 6: 아우구스티누스: 고백록과 신앙편람』 (서울: 두란노아카데미, 2011), 98.]

아우구스티누스는 하나님을 최고로 향유할 대상으로 보았습니다. 우리는 웨스트민스터 대·소요리문답의 시작에서 그의 영향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초월하시는 하나님을 ‘당신’으로 불렀던 아우구스티누스는 인생의 제일가는 목적을 상기시켜 줍니다. 당신은 하나님을 즐거워하고 있습니까?

어떤 사물을 즐긴다는 것은 그것 자체 때문에 그것에 안주하는 것이다. 그와 반대로 이용한다는 것은……합당한 것을 얻기 위해서,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것을 사용한다는 뜻이다……우리가……방랑과 불행을 끝내기 위해서 고향에 돌아가기로 결심했다고 하자……그런데 우리가 통과하는 지방의 산천이 아름답고 여행 자체가 상쾌해서, 마음이 거기에 매혹되어, 이 여행을 속히 끝내고 싶지 않고, 이용해야 할 수단들을 도리어 즐기게 된다. 이런 가짜 기쁨에 빠져 우리는 고향의 진짜 기쁨을 잊어버린다. 이런 것이 이 죽을 인생에 처한 우리의 모습이다. 우리는 하나님을 멀리 떠나 방황한다. 하나님의 집으로 돌아가려면 우리는 이 세상을 이용하되, 즐겨서는 안 된다. 하나님이 지으신 만물들에 의해서 하나님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을 이해하며 분명히 보게 되어야 한다(롬 1:20). 바꿔 말하면 물질적이며 일시적인 것들을 수단으로 삼아서 영원한 것들을 파악해야 한다. 그러므로 즐김의 진정한 대상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시다. 삼위일체의 한 존재, 만유를 초월한 존재이며 그를 즐기려는 모든 것이 접근할 수 있는 분이시다.[Augustinus Hipponensis, De Doctrina Christiana, 김종흡 역, 『기독교 교육론』 (고양: 크리스챤다이제스트, 2010),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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